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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읽기]셀로, 리브라 빈자리 채울까

  • 2022.04.07(목) 07:40

'디엠(리브라) 대항마' 불리던 셀로
업비트 상장으로 한때 가격 상승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2017년 가상자산 광풍이 몰아친 이후 5년이 지났으나 관련 정보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관련 정보를 마주친다 해도 어려운 기술 용어에 둘러싸여 있어 내용을 파악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백서읽기에선 한 주간 주요 거래소에서 주목받았던 코인을 선정해 쉽고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가상자산(코인) 업계의 숙원 사업으론 금융서비스 개발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송금 수수료가 낮고 전송 속도가 빠른 데다, 은행이나 인터넷 뱅킹이 보급되지 않은 금융 소외 지역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메타(페이스북)가 가상자산 기반 금융 서비스인 디엠(리브라) 개발에 집중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디엠은 금융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규제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지만, 디엠의 대항마로 꼽혔던 셀로는 최근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으며 한때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다만 뚜렷한 호재보단 업비트에 신규 상장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코인으로 지역경제 활발하게

셀로의 목표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금융서비스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현금처럼 셀로로 송금을 하거나 물건 등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은 기존 은행 송금 서비스보다 결제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낮은 장점이 있습니다. 해외 송금을 위해 은행에서 복잡한 서류를 쓰고 입금까지 수일을 기다려본 분은 이 장점에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송금할 수 있는 것도 가상자산만의 장점입니다. 이를 통해 금융 소외 지역에 금융 서비스를 보급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의 경우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사용해 인터넷이 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송금과 결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셀로의 발행사 '씨랩스' 역시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가상자산으로 지역경제를 활성시킬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렇게 화폐처럼 사용되는 코인이 셀로가 아닌 '셀로달러(cUSD)'라는 점입니다. 씨랩스가 만든 셀로달러는 달러와 가격이 연동돼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값이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는 비트코인과 달리 가격이 고정돼 결제 등에 안정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에 업비트에 상장된 셀로는 씨랩스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쓰입니다. 발행사만 같을 뿐 사실상 별개의 코인이 아니냐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일각에선 셀로달러의 인기가 높아지면 셀로의 가격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무너진 디엠, 셀로도 살아남을까

셀로 프로젝트는 메타가 과거 대대적으로 개발했던 디엠의 대항마라는 평을 받으면서 등장했습니다. 디엠 역시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송금 속도를 내세워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달러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법정화폐와 가격을 연동한 다양한 코인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셀로와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디엠을 운영하는 '디엠 협회'에 여러 글로벌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한때 금융 시스템의 판도를 뒤엎을 것이란 기대도 받았습니다. 당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엔 메타와 이베이, 스포티파이, 페이팔, 보다폰, 비자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금융당국에서 디엠이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대대적인 규제에 들어갔고, 결국 디엠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산된 상태입니다.

일각에선 셀로도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셀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일부 기업에 의해서만 운영되는(프라이빗 체인) 디엠과 달리, 셀로는 누구든 블록체인 플랫폼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퍼블릭 블록체인)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쉽게 말해 일부 기업이 운영권을 독점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셀로달러의 운영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나옵니다. 셀로 프로젝트는 누구든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데다, 통제가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즉 누구든 셀로를 대량 매입해 셀로 생태계를 휘두를 수 있어 위험한 건 매한가지라는 비판입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어떤 식으로든 코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근본적으로 코인이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업비트 상장으로 한때 가격 올라

디엠이나 셀로처럼 금융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삼는 가상자산들은 일반적으로 규제 완화와 제휴처 확대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립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거나, 유명 기업이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면서 사용처가 늘어날 때 가격이 오르는 식입니다.

현재까지 셀로를 운영하는 '셀로 협회'에 참여한 기업은 70여곳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폴리체인캐피탈이나 카본, 그라민 재단, 기브다이렉틀리 등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2020년엔 카카오의 블록체인 개발사 클레이튼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셀로의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셀로의 가격 상승은 규제 완화나 제휴사 확대보다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업비트가 셀로를 원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상장한다고 공시한 것입니다. 실제로 셀로 가격은 업비트 상장 당일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달 5일 하락하면서 조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셀로의 전체 거래량 중 상당수가 업비트에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셀로의 전체 거래량 중 업비트에서 이뤄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가장 높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로 꼽히는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거래량이 20%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러다보니 국내 투자시장에서의 인기에 따라 셀로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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