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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전쟁]③승전보 언제쯤…'난공불락' 질병은

  • 2022.11.11(금) 06:50

뎅기열·C형 간염·에이즈·암 등 백신 미개발 영역에 도전
세계 트렌드는 'mRNA'…국내도 플랫폼·백신 개발 '속도'
"mRNA 외 수입 의존도 높은 백신 개발도 지원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 대유행으로 백신 자급화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발 빠르게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해당 국가들은 코로나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반면 백신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 백신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필수예방접종 백신들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백신 수급 안정화를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백신의 역사와 종류, 개발현황 등 백신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편집자]

백신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우리는 수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스, 메르스, 코로나와 같은 신종 또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고 암, 희귀질환 등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방법이 아예 없는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의 니즈는 계속되고 있다. 

세균 분야서 살모넬라·헬리코박터 등 백신 개발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분야는 세균, 바이러스, 기타 질병 등으로 나뉜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세균은 △대장균 △살모넬라 △장내구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A·B △헬리코박터파일로리 △클라미디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 등이 있다. 

세균은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백신이 개발된 분야다. 이미 개발에 성공한 세균 백신으로는 결핵, 장티푸스, 파상풍 등이 있다. 결핵은 앞선 기사에서 소의 두창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간 두창 바이러스를 예방한 천연두처럼 소에서 분리한 결핵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주입하는 약독화 생백신이다. 장티푸스 백신은 주사형과 경구용 두 가지로 개발돼 있는데 주사형은 사백신, 경구용은 생백신이다.  

또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신처럼 세균의 독성을 없애고 항원성을 살린 톡소이드 백신도 있다. 톡소이드 백신의 경우 세균의 독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세균에 특화된 백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세균은 대부분 페니실린 등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있어 크게 주목받는 분야는 아니다.

불안정한 유전물질 및 변이로 백신 개발 어려운 '바이러스' 

바이러스 분야에서는 △뎅기열 △에볼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C형간염 △E형간염 △인간면역결핍(HIV/ 에이즈) 등에 대한 백신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은 DNA 또는 RNA 단백질 외피에 둘러 쌓여있는데 유전물질이 불안정하고 변이가 빨라 백신 개발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HIV는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면역반응을 피하는 특징이 있어 오랜 기간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인플루엔자(독감)다. 인플루엔자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위험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수천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생백신과 사백신 두 종류로 개발돼 있으며 바이러스 변이가 잦아 기존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더 높은 백신 개발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은 3세대 백신 기술인 DNA, 메신저리보핵산(mRNA), 바이러스벡터가 트렌드다. DNA 백신은 우리 몸에 주입한 DNA가 세포핵에 자리를 잡는 형질주입을 거쳐 세포핵이 필요한 mRNA를 생산하도록 한다. 

세 가지 기술 중 가장 주목받는 건 mRNA다. mRNA 기술은 항원, 병원체의 유전자 형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합성하면 돼 신속한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 쉽게 얘기하면 바이러스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과 똑같은 단백질을 만들도록 신호를 전달해 항원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mRNA 백신은 염기서열만 알면 별도로 배양 및 증폭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RNA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기술로 유명해졌다.

바이러스벡터는 병원체인 바이러스와 다른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를 사용해 항원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기술로,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대표적이다. 벡터에 사용하는 무해한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의 경우 이미 해당 바이러스에 면역이 형성돼 있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도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알츠하이머, 다발경화증 등 암과 신경계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도 한창이다. 이 같은 질병은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법이 없어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용으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당시 신약개발 프로젝트로 연구개발 중인 DNA와 RNA 기반 치료제 700개 중 전임상 단계에 있던 약 430개의 약 35%가 암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세계 트렌드 따라 국내도 'mRNA' 플랫폼에 주목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백신 플랫폼 기술과 결핵, SFTS, 일본뇌염, 폐렴구균, RSV 등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 5월 mRNA 백신 플랫폼 구축 및 생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산업·학계·연구소 등 기관으로부터 9개 신규 과제를 선정하고 임상·비임상 지원에 나섰다. 아쉬운 점은 mRNA 백신에만 집중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mRNA 기술이 세계 백신・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기존에 백신 개발에 몰두해 온 기업들은 외면당하는 것 같다. mRNA 외에 아직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백신의 자급화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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