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정유·화학 등 기존 사업 수익성이 개선, 3분기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간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당초 시장이 전망한 영업이익을 50%가량 웃도는 성적이기도 하다.
그간 공을 들여온 배터리 사업에서도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금액이 늘면서 손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석유 사업 ‘불효자에서 효자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고 3일 공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1조465억)을 49.4% 상회하는 깜짝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조8891억원, 당기순이익은 7296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감소, 316.5% 증가한 규모다.
석유 사업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3분기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감산 등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 석유 사업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이 기간 석유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1조1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5% 개선됐다.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땐 더욱 괄목할 성과다. 지난 2분기 석유 사업부문은 4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사 적자전환의 주 배경으로 지목된 바 있다.
화학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118.8% 상승한 23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제품 마진이 하락했지만 원자재인 납사 가격이 오르면서 재고 관련 이익이 확대됐다.
SK온, ‘흑전’ 고지가 보인다
배터리 사업(자회사 SK온)은 영업손실 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500억원 가량 줄였다. 이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역대 최소로 파악된다.
미국 AMPC 수혜 확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3분기 AMPC 금액은 2099억원으로, 올 상반기 합산액 167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SK온은 최근 2개 분기 연속 손실 규모를 줄이면서 연내 분기 흑자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SK온은 2분기 영업손실 1315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적자를 2000억원 가량 축소한 바 있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AMPC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SK온의 4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환경 정책 및 연비 규제, 친환경차 보조금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박정아 SK온 글로벌협력 담당 부사장은 “최근 전기차 성장 속도에 대한 시장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나 수익성 확보를 위해 탄력적 운영을 하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4분기와 내년 물량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완료 소식도 전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 저온에서 향상된 성능을 보이는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며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 중이고 앞으로 다양한 시장 및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