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스프링클러만 작동해도 전기차 화재 진압된다"

  • 2024.09.25(수) 17:00

스프링클러 미작동 시 차 화재 진압 의미 없어
전기차 제조사 차원 차량 관리 역량도 키워야

강남훈 KAIA(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정부는 지난 9월 6일 전기차 화재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배터리 인증제 조기 시행, 정보공개 의무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개선, 충전기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대응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지난 8월 이후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전기차는 발화 가능성이 다소 크며, 화재 발생으로 인한 피해는 기하급수적이라는 시선이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대응만 잘 대처된다면 최근과 같은 대형 피해는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소방연구원 나용운 박사는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스프링클러만 작동해도 전기차 화재는 진압된다"고 강조했다.

나 박사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 불이 옆으로 퍼지는 걸 지연할 수 있다"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전기차든 내연기관이든 화재 진압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지 못한 경우는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배워갈 정도로 수준 높은 전기차 화재 진압법을 갖고 있는데, 차량 하부에 장착된 배터리에 일차적으로 물을 뿌리고 이때 열폭주가 잠시 멈추면 이동식 수조 등에 차량을 담가 완전 진압에 나선다.

나 박사는 "화재 감지는 빠를수록 좋다"고 언급했다. 소방대원이 골든타임인 10~15분 안에 현장에 당도하는 게 핵심이다. 나 박사는 "인천 청라지구 화재는 대응법이 없었던 게 아니라 이미 현장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었던 게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화재 속도를 지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8월 1일 인천 청라지구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E 피해 이후 충남에서 기아 EV6, 용인에서 테슬라 화재가 잇달아 발생했는데 각기 화재 발생 시간이 달랐다는 분석이다.

당시 불이 가장 늦게 났던 게 바로 EV6다. EV6는 30분 넘게 불은 나지 않고 연기만 지속됐다. 나 박사는 "비교적 오랜 시간 불이 나지 않아 골든타임을 더 늘릴 수 있었다"면서 "이는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관련기사:▷"전기차 화재 원인, 과충전 아니다…셀 결함·BMS 문제가 더 커"'배터리 이상징후시 문자 전송'…계속되는 전기차 불안 잠재우기

스프링클러의 중요성은 전기차 보유자와 비보유자 사이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 화재 발생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에서 양측 모두 응답자 절반 이상이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방재 시설의 미작동'이 사고를 키웠다고 답했다.

이날 정부 대책이 배터리 강화 등에 몰려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터리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사, 그리고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