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포함한 4박5일 동안의 미국 출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취임식 '깜짝' 등장…네트워킹 전념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출장은 4박5일 간 짧은 일정이었지만, 김 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주요 각료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소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취임식 참석 이후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캔들라이트 만찬'과 워싱턴DC의 중앙역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열린 '스타라이트 무도회'에도 참석했다. 이 행사는 트럼프 측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한 정·재계 주요 인사만 부부 동반 또는 가족 단위로 참석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부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때부터 이어진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의 친분으로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 새 정부의 주요 국방안보 책임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역량을 소개하고 미국 내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미 간 조선·방산 분야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김 부회장이 만난 이들은 △신 행정부의 마크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부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국 국방부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Mike Waltz)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이다.
또 김 부회장은 더그 버검 내무부장관 후보자도 만나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다수의 공화당 상하원 의원 및 글로벌 방산기업 CEO 등과도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했다.
美 조선·방산·에너지 시장 공략 속도
현재 한화그룹은 조선, 방산,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사업을 확대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군함 사업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이어 작년 8월에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시라함'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소가 미국 함정 MRO 시장에 진출한 건 최초였다. 이어 11월에는 미 해군 7함대의 급유함(작전 중인 다른 군함에 연료를 보급하는 함정)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이미 10개국에 수출된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미 국방 조달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국방부 핵심 관료 출신이자 방산 전문가인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로 선임해 방산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큐셀은 올해 안에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북미 최대의 태양광 제조기지 '솔라허브'를 완공해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태양광 분야는 트럼프 정부 출범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미국의 중국 태양광 견제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