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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방중 집결…한중 경제외교 다시 움직인다

  • 2026.01.05(월) 11:08

6년 만에 재개된 대규모 방중 경제사절단
반도체·배터리 중심 한중 제조업 협력 논의
美 트럼프 2기 변수 속 기대와 경계 공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맞춰 일제히 중국행에 나섰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꾸려진 대규모 방중 경제사절단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경색됐던 한중 경제 협력이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재계의 시선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날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구광모 회장도 각각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길에 올랐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같은 날 중국으로 향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정오 무렵 성남공항을 통해 먼저 중국으로 출발했다.

이번 방중 경제사절단은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끈다.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약 200명의 기업인이 동행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상의가 방중 경제사절단을 꾸린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12월 이후 6년여 만이다.

사절단의 일정은 빡빡하다. 5일 베이징에서는 한중 양국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이 열려 공급망 안정화와 신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상회담 일정과 연계해 핵심 광물, 디지털 경제,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간 양해각서 체결도 추진된다. 오는 6일에는 코트라가 주관하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 7일 상하이에서는 한중 벤처·스타트업 서밋이 마련돼 인공지능·콘텐츠·게임 분야 협력이 논의된다. 한한령 여파로 위축됐던 게임·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금융권 인사가 대거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방중의 핵심 의제는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협력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과 충칭 낸드 패키징 공장, 다롄 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베이징과 옌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1308억 달러로 대미 수출을 웃돌았다. 반도체 수출의 허브 역할도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외교 환경 변화는 기업들에 민감한 변수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두 회사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유지하되 매년 장비 반입 물량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관리키로 했다.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공장의 확장이나 첨단 공정 업그레이드는 여전히 제한된다.

재계에서는 한중 관계 복원 신호가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에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출국길에서 "6년 만에 가는 방중 사절단이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좋은 성장 실마리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선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는 만큼 기대와 경계가 교차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중 관계의 온도 변화가 기업 활동에 숨통을 틔워주는 측면은 분명하다"면서도 "미중 갈등 구도가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한 전략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가 병행돼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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