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들이 KT 계열사 신용등급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한다. 검토결과에 따라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곳이 나올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12일 KT를 비롯해 KT스카이라이프·KT텔레캅·KT캐피탈·KT렌탈·KT오토리스·KT링커스·BC카드 등 KT계열사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T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는 모회사인 KT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있다. 든든한 모회사 덕에 자신의 신용등급보다 한두단계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왔던 것이다.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한 KT ENS도 KT의 100% 자회사라는 점이 감안돼 그간 A등급을 받아왔다. KT의 지원을 배제한 이 회사 신용등급은 BBB+ 정도였다는 게 신평사들의 설명이다.
한기평은 "KT ENS 사례는 모회사인 KT가 재무적인 곤경에 처한 자회사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KT 계열회사들의 신용등급 부여논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도 "이번 일은 등급결정의 주요 근거로 고려했던 KT의 계열사 지원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변화"라며 "각 계열사별로 KT와 영업적, 재무적 거래관계와 지원가능성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T 계열사들은 신용등급 하락시 자금 조달비용 증가 등의 피해를 입게 된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현재 KT와 그 계열사들이 갚아야할 회사채는 6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채무인수나 자금보충약정 등 계열사들이 신용보강한 유가증권까지 포함하면 조달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KT ENS도 회사채 발행잔액은 50억원에 불과하지만 신용보강을 제공한 자산유동화증권은 2600억원이 넘는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들 자산유동화증권의 상환이 불확실해졌다. 한 자산운용사 회사채담당자는 "KT로선 계열사를 지원하자니 배임논란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회사채 시장에서의 신뢰추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KT와 계열사 신용등급 (2014.3.12 현재)
㈜KT 신용등급 AAA
㈜KT스카이라이프 신용등급 AA-
㈜KT캐피탈 신용등급 AA-
㈜KT렌탈 신용등급 AA-
㈜KT오토리스 신용등급 A
㈜KT텔레캅 신용등급 A
㈜KT링커스 신용등급 BBB
비씨카드㈜ 신용등급 AA+
㈜KT ENS 신용등급 D
▲ 강석 KT ENS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KT ENS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기자회견 중 눈을 감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