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국도 `환율전쟁` 포화 속으로..가계부채 `출혈` 감수

  • 2015.03.12(목) 11:34

기준금리 첫 1%대..장기 원화절상·디플레 우려
美 금리인상 우려속 환율전쟁 동참..시장 호재 반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우려나 한은의 신중한 입장을 감안해 대부분 동결을 점쳤지만 최근 가열되는 글로벌 부양기조 속에서 한은도 결국 전격 인하를 결정했다.

 

그간 한은은 환율전쟁에 대한 표현을 일축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이어갔지만 결국 한국도 이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로서도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5개월만에 전격 인하..환율전쟁 외면 못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2.00%로 낮아진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금리 동결을 예상했었다.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난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전쟁에 대한 표현이 조심스럽다고 밝히는 등 정부과 한은이 그간 신중한 입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물가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결국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판 양적완화가 개시되고 중국도 부양을 지속하는 등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속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를 예상한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그동안 한국 원화가 실질실효환율이나 달러대비 환율 모두 크게 절상되면서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됐다"며 "수출뿐 아니라 내수 차원에서도 금리인하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추가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이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며 "3월에 시사를 하고 내달 인하하는 것보다 전격적으로 인하하는 모양새가 낫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1%대 하락을 전망했던 공동락 한화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한 것은 경기 여건이 1분기에도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통화당국의 정책 행보가 환율 전쟁 양상까지 띠게 되면서 우리 통화 당국 역시 예외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추가인하 가능성 분분..기대감 반영하는 시장은 好好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지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분하다. 앞선 신동준 이사는 "한은의 경기부양이나 순환적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했을지 구조적인 차원에서 인하에 나섰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조적인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적정금리는 1.5%대까지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도 한은이 한차례 금리인하를 위해 어렵게 시각을 전환하지 않았을 것이란 인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연구원은 "이미 크게 낮아진 기준금리와 지난해부터 총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2분기부터는 서서히 나타나며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1.75%가 이번 인하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이란 기존 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지표 호전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 타격을 받았던 한국 증시도 일부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한은이 쉽지 않은 결정을 한 만큼 실제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추가 인하 기대가 지속되면서 주식이나 채권에 모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증시활성화 정책 등 정책 조합 지속 효과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모멘텀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건설과 증권, 환율 상승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정보통신(IT) 업종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1분기 중 금리를 내렸다는 사실은 올해 중에 한번 더 인하를 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채권시장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