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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나만 불편해?…금융권도 소비자도 불만

  • 2021.06.11(금) 06:30

[불통! 금소법]시행 석 달…재보수 목소리
단기 성과 추구와 블랙컨슈머 양산 우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 석 달째를 맞았다. 소비자보호를 최상의 가치로 내걸고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금융회사는 과도하고 촘촘한 규제로 손발이 묶였고,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지나친 과보호가 불편하기만 하다. 금융회사의 규제 비용이 커진 만큼 대고객서비스는 부실해지고, 블랙컨슈머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보호라는 목적은 좋지만 그에 걸맞은 수단이 뒤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금융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편만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재보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늘어난 규제 비용 소비자에 전가

지난 9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 주최로 열린 '금융소비자 보호와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 정책 심포지엄에선 금소법에 대해 다양한 문제 제기가 쏟아졌다. 

우선 금융회사의 규제 비용이 커지자 금융상품 판매나 자문서비스를 비대면 채널로 유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규제 비용을 고객들에게 일정부분 떠넘기면서 쓸데없는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날 발제를 통해 금융회사들이 금소법 적용으로 규제 비용이 커지자 고객들에게 비대면 채널 이용을 유도하는 등 비용 일부를 전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온라인을 비롯한 비대면 채널을 통한 펀드 가입이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개인 공모펀드(퇴직연금·개인연금펀드 제외)의 수탁고는 77조5346억원으로 이중 84.2%가 오프라인으로, 15.7%는 온라인으로 가입했다. 지난해 말 12.8%에 불과하던 온라인 가입 비중은 5개월 만에 3%포인트나 뛰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단기성과' 경향 강해질 수도

펀드 온라인 클래스를 비롯한 비대면 채널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ETF나 주식처럼 자기주도형 직접 투자가 증가한다. 이 경우 장기투자보다는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분위기에 휩쓸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 펀드 가입 화면은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도록 펀드 배열 방식을 구성한다. 예컨대 '최근 1개월 동안 가장 많은 투자자가 선택한 펀드' 또는 '최근 1개월간 가장 많은 수익률 변화가 예상되는 펀드' 등의 기준에 따라 펀드를 배치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큐레이션 정책에 쉽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큐레이션 효과로 유입되는 투자자가 늘면 트렌드를 좇는 상품 공급이 늘어나고, 투자 행태도 그만큼 단기 성향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정훈 삼성자산운용 WM 상무는 "금소법 시행 후 4~5월 온라인 클래스가 비약적으로 늘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은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고,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도 낮아질 수 있어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민원 건수 규제 '블랙컨슈머' 양산

소비자에 대한 과보호가 체리피커나 블랙컨슈머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유인 미래에셋증권 금융소비자보호 본부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큰 틀에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영업 현장에서는 지나친 과보호는 고객의 수동성을 강화하고,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하는 체리피커를 양산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민원에 대한 건수 규제는 블랙컨슈머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현장에서는 민원 대응에 인력과 비용을 집중하면서 오히려 대다수 선량한 고객들이 역차별을 받고 직원들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숙려 제도 도입과 함께 온라인 판매 시 고객의 청약 의사를 재확인하는 절차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온라인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청약을 하더라도 후 철회 기간 내에 확정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청약이 취소된다. 정 본부장은 "고객이 청약 후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기존 판단을 존중해 청약을 그대로 진행하는 게 옳다"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선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인력과 비용을 소진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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