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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금융상품자문업, 4년간 등록 0건 IFA 꼴날라

  • 2021.10.05(화) 08:00

[금융권 탁상행정]③
지난달 독립금융상품자문업 시행
자문료 수입 어려워…활성화 요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만 알았던 '탁상행정'이 금융권에선 지금까지도 비일비재한 모습이다. '펀드패스포트'부터 '중국 ETF 교차상장', '독립금융자문업자'에 이르기까지 일부 금융정책이 실무를 이행해야 하는 현장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당국 주도로 이뤄지면서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편집자]

독립금융상품자문업 제도가 지난달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또다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의 주된 수익원은 금융소비자가 내는 자문료(Fee)인데 국내에선 자문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아 장기적인 사업모델로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이와 비슷한 독립투자자문업(IFA)을 2017년부터 제도화했지만 현재까지 등록된 IFA는 한 건도 없다. 업계에선 독립금융상품자문업 역시 새로운 수익구조를 제시하지 않으면 실패 모델인 IFA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첫발 뗀 독립금융상품자문업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는 특정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자문업자를 말한다. 예금과 대출, 펀드, 보험 등 금융상품 전반의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신용·재무상태에 따른 부채관리 등 소비자의 금융상품 선택을 돕는 역할을 한다. 

수익원은 고객이 내는 자문료다. 금융상품을 개발 또는 판매하는 금융회사에선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오로지 고객에게만 자문료를 받는다.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성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불완전판매가 지목되면서 판매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내에 도입했다. 

소비자 권익에 초점을 맞춘 만큼 판매업과 겸영을 금지해 금융상품판매업자와 이해관계를 차단했다.등록 0건 IFA 사례 답습하나

문제는 고객이 내는 자문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익 모델만으론 존립 자체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미 확실하게 실패한 사례도 있다.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의 수익 모델은 기존의 IFA와 똑같다. 

2017년 서민형 프라이빗뱅커(PB)를 표방해 도입한 IFA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와는 독립적으로 투자자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자문료를 받는 구조로 출발했다. 자문할 수 있는 금융상품만 제한이 있었을 뿐 수익 모델은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IFA는 4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개점휴업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FA 도입 이후 등록 사례가 한 건도 없다.  

증권가에서는 IFA의 실패 이유로 수익 모델을 꼽는다. 국내 투자자들은 자문료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낮은데, IFA의 경우 금융회사 수수료 없이 오로지 고객 자문료에만 의존하다 보니 애초에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제도 개선 없으면 이번에도

증권가에선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수익 모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투자상품에 대한 자문만 가능했던 IFA와 달리 예금과 대출, 보장성 등 다양한 금융상품까지 자문 범위가 넓어진 건 바람직한 변화"라며 "다만 자문업자 입장에선 투자자 외 다른 수익 경로를 확보하기 어려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도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계약 체결이 없는 상태에서 자문 행위에 대한 수수료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IFA 도입 후 등록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처음엔 비슷한 취지로 도입한 IFA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무시하면서 4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제도만 도입하고 나몰라라 하지 말고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금융상품자문업자도 업계의 개선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을 다시 한번 반복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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