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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억 먹튀 오스템임플란트…개미들은 어쩌나

  • 2022.01.06(목) 15:10

국내 증시 역대 최대 규모 횡령 발생
2014년에도 대표 횡령으로 거래정지
거래 재개돼도 주가충격 불가피할 듯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주식 거래가 곧바로 정지된 것은 물론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상장 폐지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회사 신뢰도는 이미 치명타를 입었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 충격이 예상되는 만큼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대 최대 횡령 사건…상폐 가능성은?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사 자금관리직원 이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횡령 금액은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8억원 대비 92%에 달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장사 횡령사건중 가장 큰 규모다. 경찰의 추격 끝에 전날 이씨가 체포되면서 자금 회수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살아났지만 여전히 전액 회수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면 즉각 거래가 재개되지만 최악의 경우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횡령 자금의 회수 여부가 실질심사 개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면서도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기업의 영속성과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폐 면해도 주가 전망 불투명…개인투자자 속앓이

오스템임플란트 소액 주주들은 상장 폐지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에 한숨을 돌리면서도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 회사 신뢰도에 심각하게 금이 간 만큼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예상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 투자자 A씨는 "10년 간 주식 투자를 하면서 온갖 사건을 겪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종목이라고 생각하는 종목만 골라 투자해왔는데도 이런 일을 겪게 돼 황당하다"며 "거래가 재개되면 보유중인 주식을 당장 처분하고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대표와 임원의 횡령이 드러나면서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당시 대표였던 최규옥 현 회장과 전현직 임원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해외법인 부당 지원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기자본 대비 11.3%에 달하는 97억9157만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최 회장은 2016년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후 2019년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2017년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으나 최 회장은 현재도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20.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은 주식담보대출금 회수 가능성 역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불안요소다.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청산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에게 주식담보대출을 해준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기 상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20.64%중 12.3%를 담보로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1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가장 많은 250억원을 빌렸고, 현대차증권(200억원), 한국투자증권(120억원), 교보증권(100억원), 하나금융투자(100억원), SK증권(50억원), 대신증권(50억원), 유진투자증권(50억원), 하이투자증권(50억원), 한화투자증권(50억원),  KB증권(30억원), NH투자증권(30억원), 삼성증권(20억원) 등에서도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당장 다음달 교보증권을 14일 시작으로 이어지는 만기일에 맞춰 이를 연장하거나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 최 회장에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 만기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상황을 봐선 현금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이날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금액을 회복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의 피해 복구는 쉽진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이날부터 피해구제에 동참할 소액주주 모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주주대표 소송이나 부실 공시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피해 구제에 동참할 주주들을 규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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