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배임 혐의로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이 이번 주 다시 증시 생존의 갈림길에 선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한 차례 미뤘던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와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상황에 따라 거래정지 장기화와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개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새해 들어 급락했던 코스피는 지난주 반등을 시도하며 2800선에 근접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낮은 치사율에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대다수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쇼크' 수준이어서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정지 장기화 가능성에 주주들 '발 동동'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여부는 오는 17일 결론이 난다. 지난달 24일 결정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는 거래소는 그간 진행한 추가 조사를 종합해 실질심사 대상 상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는 연초부터 한 달도 넘게 정지된 상태지만 이번에 거래소가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당장 이튿날인 18일부터 재개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2215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의 횡령 사건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할 정도로 회사의 내부 통제가 허술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부분에 무게가 실려 실질 심사 대상이 되면 회사는 15영업일 안에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20영업일 이내 개최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상장유지(거래재개) △상장폐지 △개선기간(1년 이내) 부여 등 3가지 중 하나가 결정된다.
여기서 개선기간을 받으면 최종 판단은 내년으로 연기된다. 거래 정지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작년 9월 말 기준 1만9856명으로 전체 상장 주식의 55.6%(793만9816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은 오는 18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판대에 오른다. 지난달 기심위의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이후 진행되는 절차다. 여기서도 △상장유지(거래재개) △상장폐지 △개선기간(1년 이내) 부여 가운데 하나가 의결된다. 업계에서는 시장위원회가 기심위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지만 개선기간 부여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다.
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더라도 신라젠이 이의신청을 하면 2차 시장위원회에서 다시 심의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주주들의 한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신라젠 소액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만4186명으로 이들의 지분율은 92.60%에 이른다.
2800 근접한 코스피…이익·수급이 발목 잡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79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도 160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1조8332억원 순매도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이 지난주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3752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어 △우리금융지주(2437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2090억원) △KODEX MSCI KOREA TR(1693억원) △카카오뱅크(1183억원) 등이 기관 순매도 톱5에 들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2771.93에 장을 마감하며 증권가가 판단한 1차 반등선인 2800선에 근접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1일엔 다시 2747.71까지 내려오며 사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여행, 항공 등 리오프닝주가 모처럼 상승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상장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실제 4분기 실적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어닝 쇼크'가 빈번해지면서 증권가는 올해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 컨센서스를 전주 대비 0.9% 하향한 182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유틸리티 △조선 △소매 업종 순으로 하향 기여도가 크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며 "4분기는 매년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는 분기이기 때문에 어닝쇼크가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엔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급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확산된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감까지 고조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오는 14일 장 마감을 기점으로 이뤄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대형주 부문 편입과 코스피200 조기 편입 확정에 따른 수급 부담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연준의 긴축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시장의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 업종별 차별화에 집중해 알파를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지수 리밸런싱 이벤트의 경우 주가에 선반영되는 것도 있지만 수급 불확실성 측면에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카금융 코스닥 입성…수요예측·공모 부진에 '글쎄'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가 16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이 회사는 앞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보험업종 자체의 매력도가 높지 않고 GA 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진단기업 노을은 오는 15~16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총 150만주를 신주로 발행하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3000~1만7000원이다. 반도체 장비 부품·신소재 기업 비씨엔씨는 16~17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 산정에 나선다. 총 25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9000~1만1500원이다.
자율주행차 센싱카메라 공정장비 전문기업 퓨런티어는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이어 벤처캐피털 스톤브릿지벤처스와 골프 IT기업 브이씨가 15~16일 공모 청약을 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부품 제조업체 풍원정밀은 17~18일 청약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