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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대는 삼성전자 주가…ELS 투자자 '희비교차'

  • 2022.04.20(수) 06:45

만기 도래하는 일부 상품 원금 손실 우려 확대
삼전 주가 발행 당시보다 주가 수준 크게 후퇴  
주식형 대비 혼합·지수형이 수익 내는 데 유리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좀처럼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만기가 곧 도래하는 주식형 ELS의 경우 발행 당시 기준가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에 원금 손실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ELS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경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사실상 바닥 부근에 위치해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다만, 수익을 내는 데 있어서는 주식형보다는 혼합형이나 지수형이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사색된 기존 ELS 투자자

20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 발행액은 1340억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주식형에 활용되는 기초자산으로서는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각각 1조4000억원 안팎의 발행량을 기록하며 개별 종목 중에서는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였고, 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에도 1조원 가까이 되는 ELS가 삼성전자를 포함했다.

국내 주식형 ELS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지난해 이맘 때 이후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인 ELS에 청약한 투자자들은 현재 근심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다른 주가 지수를 접목한 혼합형이 아닌 주식형 중에 삼성전자가 단일 기초자산으로 쓰인 ELS 투자자들의 경우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이상 원금손실이 불가피 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4월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주당 8만원 위에 형성돼 있었다. 당연히 이때 발행된 ELS 기준 가격도 당시 시세대로 책정됐다. 실제 지난해 4월 초 하나금융투자에서 내놓은 제12305회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은 기초자산이 삼성전자 보통주다.

기준가는 8만3900원이다. 조기상환 심사는 발행일인 지난해 4월16일 이후 세 달이 지난 시점부터 매달 한차례씩 실시된다. 상환 조건은 평가 당일 삼성전자 주가가 기준 가격의 100% 이상인 경우다. 

즉 삼성전자 주가가 각 심사 당일 종가 기준으로 8만3900원보다 아래 있으면 상환이 밀리는 것이다. 첫 심사일인 작년 7월16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기준가 위로 오른 적이 없다. 만기평가일은 지난 15일로 원금손실이 확정된 상황이다.

만기상환금액 결정조건을 보면 기초자산의 만기평가가격이 최초 기준가격의 90% 미만인 경우 최대 20%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7만5510원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원금의 20%는 떼이고 돈을 돌려받는 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시(1년 전) 하나금융투자가 내놓은 ELS는 수익 기준이 타 상품보다 엄격하면서 쿠폰 금리는 다소 낮다는 느낌이 든다"며 "극적인 반등이 필요한 만기평가일 부근에서 주가가 더욱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품뿐 아니라 지난해 주가 고점 부근에서 발행돼 곧 만기가 도래하는 ELS의 경우 당장에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는 게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바닥 다졌나…부담 없는 구간 돌입

기존 투자자와는 달리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청약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가가 52주 최저가 부근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실적 전망 등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경우 확률적으로 한 달 뒤의 주가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크로(거시 환경) 우려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강할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여전히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더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상 기준 가격은 기초자산의 시세와 비례해서 책정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만큼 낮은 기준가가 부여된다.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바닥 부근에서 발행된 주식형 ELS는 조기 상환이 지연되거나 원금 손실 발생하는 기준선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 밑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달 15일 삼성증권이 발행한 제27908회 ELS는 삼성전자를 단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기준가는 6만7500원으로 현재 주가와 큰 차이가 없다. 오는 7월과 10월, 내년 1월 중간 평가를 실시한다. 이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기준가인 6만7500원의 3%이상만 오르면 연 10%에 가까운 수익을 제공한다.

수익을 낼만큼 주가가 오를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적어도 지난해 기준가 고점에서 진입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기초자산 1개만을 활용하는 주식형보다는 혼합형이나 지수형 등이 수익을 내기에 유리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상품에 비해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ELS는 그만큼 손실 리스크도 크다고 보면 된다"며 "주식형보다는 수익률이 낮지만 혼합형이나 복수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ELS 등이 원금을 보호하면서 시중 금리 이상의 이율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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