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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손실 줄 잇는데...그래도 ELS 찾는 용감한 개미들

  • 2022.06.28(화) 06:45

발행액 줄고 원금손실 확정 줄지어
높아진 이율에 ELS 찾는 고객 늘어
전문가 "안정적 포트폴리오 갖춰야"

작년에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들이 증시 급락으로 줄줄이 원금손실을 확정했다. 플러스(+) 수익을 내기는커녕 원금의 80%만 가까스로 건진 사례가 빈번해졌다.

그럼에도 ELS의 인기는 건재하다는 게 증권업계 전언이다. 최근 발행된 상품은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자율이 매력적으로 오른 데다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증시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조기상환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원금상환 조건이나 기초자산 가격 등 상품구조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원금손실 확정 상품 절반 넘어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6월 ELS 발행액은 1조7583억원으로 집계된다. 작년 동기(4조3042억원) 대비 59% 감소했으며, 전월(2조7135억원)과 비교해서는 35% 줄었다. 지수 연동 상품인 만큼 증시가 내리막을 걷자 발행량도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시장이 호황이었던 작년에 발행된 상품들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식시장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정해진 범위에서 움직일 경우 원금과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기초자산 가격이 이를 벗어나면 이론상 100% 원금손실도 가능하다. 결국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을 때 기준가격을 형성한 상품들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1년전 발행돼 만기가 도래한 상품들은 하나둘씩 원금손실을 확정하고 있다. 6월에 만기가 도래한 ELS 상품 18개 가운데 총 11개 상품이 원금손실을 공지했다. 절반이 넘는다.

오는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미래에셋증권의 29666회 ELS는 원금손실을 확정해 원금의 80%만 상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AMD를 기초자산으로 둔 상품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둔 1584, 1589회와 인텔이 기초자산인 뉴글로벌100조 156회도 마찬가지로 원금의 80%만 지급한다고 안내했다.

삼성증권도 이달 26187, 26256회 상품이 원금손실 구간에 도달하면서 80%의 원금만 상환한다. 26168회는 80.87%의 원금을 상환한다.

KB증권은 1777회의 경우 원금 80%를, 1778, 1779회는 원금 90%를 돌려줬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1개 상품의 원금손실을 확정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매력도 높지만...안정성 유의

경고음이 울려오고 있지만 ELS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익률을 확 높인 ELS 상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상승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품의 이자율이 올랐다. A증권사 관계자는 "지수형, 종목형 상품 모두 작년보다는 상환조건이나 쿠폰(이자율) 수준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준선이 되는 기초자산 가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간 점 역시 ELS를 찾는 요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만기 평가가격이 기준가격의 80% 미만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의 만기 1년짜리 ELS 상품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6월27일(종가 5만8800원)에 발행됐을 경우, 1년 뒤 삼성전자의 주가가 4만7040원 이상이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글로벌 지수들의 조정으로 ELS 투자시 최초 기준가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된 상황"이라며 "증시의 단기적 상승이 제한적으로 예상되다 보니 ELS 투자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파생상품 전문가들은 ELS의 매력도가 높아진 점에 공감하면서도, 안정성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주식과 달리 투자자가 매도시점을 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응이 어려운 탓이다. 

C증권사 파생상품팀장은 "대부분 발행 6개월때 1차 조기상환 비율이 높았지만, 이는 과거 데이터일뿐 투자자의 가입 시점과 상품 구조에 따라 만기가 최대 3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따라서 만기 3년까지 버틸 수 있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품 구조를 이해하고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필요도 있다. D증권사 관계 부서장은 "변동성이 크지 않은 지수형이라도 '기초자산이 어느 지역 지수에 연동되느냐'에 따라 손실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르다"며 "기초자산, 투자시점, 조기상환 배리어, 낙인(Knock-in)배리어(손실확정구간) 등이 서로 다른 ELS에 분산 투자하면 좋다"고 권고했다. 

E증권사 관계자는 "종목형 ELS중에는 20% 이자율을 주는 것도 있는데 이들은 낙인 허들이 높은 상품이 대부분"이라며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수익률에 현혹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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