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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증시 한파…기관들은 어떤 종목 샀을까

  • 2022.04.28(목) 10:13

최근 연기금은 순매수로, 금투업권 순매도로 전환
연기금, 2차전지 올인…금투업권은 금융주에 집중
수급 주가 방향성보다 등락 강도 결정 재료

봄은 왔지만 투자심리는 아직 영하권이다. 점차 강해지는 조정 여파에 국내 증시가 시름시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위 큰 손 투자자들의 거래 내역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매매는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해까지 강력한 매도세를 나타냈던 연기금과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금융투자업권(금투업권)간 노선이 뒤바뀌었다. 이제 막 매수세로 전환하기 시작한 연기금은 2차전지주를, 금투업권은 금융주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요동치는 증시에 투자심리 '냉각'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달 27일까지 각각 12%, 14% 하락했다. 올해 첫 장을 2988.77포인트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현재 2640선까지 밀렸다. 지난해 천스닥 시대를 맞이했던 코스닥지수도 현재 900포인트 대를 내준 상태다. 

양 지수가 강력한 조정 한파를 맞으면서 거래대금도 크게 축소됐다. 작년 4월 말 20조원에 육박했던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현재 11조원 수준으로 약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9조5000억원 수준이던 코스닥시장도 8조6000억원 대로 줄었다. 코스피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큰 손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조원 넘는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이에 못지 않지만 기관 투자자들도 9조원 이상 정리했다. 

기관중에서는 증권사 등이 포함된 금투업권이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금투업권에서는 5조원 넘는 매도 물량이 나왔다. 그 다음으로 강한 매도세를 보인 사모펀드(2조원)의 2배 이상 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작년 내내 강력한 매도 스탠스를 취했던 연기금은 최근 들어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집계된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는 24조원에 육박한다. 기관 투자자들이 기록한 전체 순매도액인 44조원의 절반 이상이 연기금으로부터 나왔다.

아직까지 유의미한 규모의 순매수세가 관찰되고 있지 않지만 연기금은 지난 2월 1190억원의 실탄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한데 이어 3월에는 590억원, 이달 26일까지는 640억원 등 연속해서 지갑을 열고 있다.

큰 손 구매 리스트에 오른 종목은

증시 조정 국면이 고착화되면서 투자심리는 어느 때보다 얼어붙은 상태지만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공수를 교대한 금투업권과 연기금의 구매 리스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넉달 동안 5조원 넘게 팔아치운 금투업권의 쇼핑 카트에는 다수의 금융주들이 담겼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매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가장 큰 규모로 순매수한 종목은 메리츠증권으로 14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메리츠화재는 1190억원으로 1260억원의 SNK의 뒤를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주식은 980억원 가량 구매했다. 지난해 초부터 메리츠금융지주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 자사주 취득에 대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연기금은 2차전지 관련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 거액을 베팅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사들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3조5000억원 규모다. 두번째와 세번째로 많이 사들인 카카오페이(2000억원), 엘앤에프(1920억원)와 비교가 무색할 지경이다.

SK이노베이션에도 1400억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앨엔에프,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관련 3개 종목에 4조원 가까운 현금을 집중시켰다. 

성과 측면에서는 금투업권이 연기금을 다소 앞설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주당 5180원을 나타냈던 메리츠증권의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6620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기간 주가가 28% 가량 오른 셈이다. 

반면, 상장 첫날 50만5000원으로 마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현재 41만80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연기금의 정확한 평균 매매 단가는 확인이 안 되지만 소위 '올인'하다시피 한 순매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상당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체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대신 등락 폭을 결정하는 재료로 인식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질적인 주가의 방향키는 실적이 쥐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이후 기관의 수급 양상은 주체별로 상이하다"며 "연기금은 상승폭이 큰 업종의 비중을 줄였고 금융투자는 시세와 무관한 수급 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급 자체가 주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주가를 결정하는 재료가 나타나고 방향성의 강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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