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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아닌것 같은 수익…추락하는 메타버스 ETF

  • 2022.05.04(수) 10:15

고공행진하던 메타버스 ETF 4종 올해 28% 하락
같은 테마여도 편입종목 비중에 차이난 수익률

지난해 비현실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메타버스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해 메타버스 테마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ETF의 성과를 추락시켰다. 특히 게임주의 부진이 이어지며 게임주 편입 비중이 높았던 ETF들이 더 큰 하락세를 보였다.

온기도 안 남은 메타버스…상장일 종가보다 하락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HANARO Fn K-메타버스MZ의 지난 2일 종가는 8955원으로 연초 대비 27.3% 하락했다. KBSTAR iSelect메타버스,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TIGER Fn메타버스의 가격도 연초와 비교해 29.2%, 29.5%, 25.1% 하락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 분위기에 급성장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메타버스 ETF 4종은 지난해 10월13일 동시에 상장됐다. 상장 당시 광풍이라 불릴 정도로 4종 ETF는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상장일 763억원 규모였던 4종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까지 1조1820억원으로 1449%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KBSTAR iSelect메타버스의 순자산 증가세가 돋보였다. 상장일 81억원이던 순자산은 연말까지 3083% 증가하며 2588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1537%, TIGER Fn메타버스는 1537%, HANARO Fn K-메타버스MZ는 29% 증가했다.

메타버스 ETF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 이유는 높은 수익률 덕이었다.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의 가격은 상장일부터 연말까지 32% 상승했으며 TIGER Fn메타버스는 31% 상승했다. HANARO Fn K-메타버스MZ와 KBSTAR iSelect메타버스도 각각 23%, 22%씩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4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연초 이후 메타버스 ETF는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상장일보다 낮은 종가로 하락한 것이다.

메타버스 ETF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상품에 주로 편입된 종목인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주가가 연초 이후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큰 폭 성장세를 보이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으나 올해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주가를 조정받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메타버스 테마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메가트렌드로서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아직까지 시작단계로 관련 기업들의 결과물이 나와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각 기업과 정부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메가트렌드로 시간이 지나며 유의미한 결과물이 늘어가고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게임주 덜 담은 ETF 수익률 선방

메타버스 ETF의 부진을 게임주가 이끈 만큼 게임주 비중이 낮았던 ETF의 성과가 미세하지만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리오프닝 수혜를 받으며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엔터테인먼트주와 다르게 게임주는 힘을 못쓰고 있다. 

실제 국내 메타버스 ETF가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펄어비스의 경우 지난해 말 14만원 최고가를 경신한 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2일 종가 6만7800원까지 떨어지며 반토막난 상황이다.

연초이후 25.1% 하락하며 4종 메타버스 ETF중 가장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TIGER Fn메타버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게임주는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2종목만 보유했다. 비중은 7.35%, 6.7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의 경우 연초 이후 29.5% 하락하며 가장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위메이드, 넥슨게임즈 등 게임주를 다수 보유했다.

다만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게임주 비중은 줄었고 엔터테인먼트주 비중은 늘었다. 이 상품은 운용역의 재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액티브 ETF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편입비중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기준 하이브를 7.56%의 비중으로 가장 많이 담았다. 다음으로는 LG이노텍(7.49%), 에스엠(7.30%), JYP Ent.(6.61%), KT(6.34%) 순이었다. 펄어비스 비중은 1.53%, 엔씨소프트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이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우 글로벌 팬덤 확장과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로 실적이 향상될것으로 기대돼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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