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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방어 괜히 했나…S&P500 ETF 엇갈리는 성과

  • 2022.05.18(수) 06:10

추종지수 같은데 성과 9% 포인트 격차
환율 변동 대응 전략 영향 커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지수 성과를 그대로 따르는 상품 특성상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동일하게 나타날 것 같지만 1년 수익률이 10%포인트 가까이 차이 날 정도다.

이는 상품별 환율 변동 대응 전략이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율을 방어하지 않은 상품은 수익을 얻은 반면 환율 변동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상품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같은 상품인데…환율 전략에 나타난 격차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S&P500지수 추종 ETF의 1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10.67%,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미국S&P500' 10.88%,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S&P500'이 11.08%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답게 10~11%대의 비슷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러나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S&P500(H)'의 경우 1.64%로 다른 S&P500 ETF에 비해 성과가 크게 뒤처진다. 아울러 연초 이후 하락장에서도 다른 상품들보다 손실률이 약 5%포인트 가량 더 높은 모습이다. 이는 다른 ETF와 달리 환 헤지를 시행하면서 환차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해외펀드는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자산운용사는 투자국의 통화로 자산을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고객은 원화로 납입해 펀드에 투자하므로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차이가 생긴다. 이에 운용사는 환율을 고정하는 헤지 전략를 통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인다. 이처럼 환 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는 상품명 뒤에 '(H)'가 붙어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을 1000원, 수익률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고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환율이 900원으로 변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 환매 시 그 가치는 90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난 1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84.1원으로, 1년 전 1100원 초반대에서 약 13%가량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서 ARIRANG 미국S&P500(H)와 같은 환 헤지 상품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환차손의 위험을 줄인 대신 이처럼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선 환차익을 얻을 수 없는 탓이다.

이에 한화운용은 환 노출 상품 라인업을 추가하고 나섰다. 기존 상장된 ARIRANG 미국S&P500(H)외에 환 노출 상품인 'ARIRANG 미국S&P500'를 상장할 예정이다.

환 노출·헤지 어떤 상품 선택할까

지금처럼 환율이 상승세를 탈 때는 환 노출 상품이 유리하지만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게 될 경우에는 환 헤지가 유리해진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가치가 오르고 있는 달러와 다르게 일본 엔화는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대표지수인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환 헤지 투자하는 한국투신운용의 'KINDEX 일본Nikkei225(H)' 6개월 수익률은 –10.37%로 같은 기간 환 노출 상품인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일본니케이225(-14.11%)'보다 하락률이 적었다.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 고점으로 오른 상황에서는 환율 전략 선택이 더 중요하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들어 강(强)달러 기조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중 완만한 속도로 하락할 전망이지만 국내 무역수지 적자, 중국경기 불안 등을 감안하면 12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1245원, 3분기 1230원, 4분기 1200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방향성을 개인이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분산투자 관점에서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는 환 노출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해외에 투자하는 이유는 국내 자산의 하락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달러에 투자하면 국내 자산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할 때 환 노출 상품에 투자하면 전체 자산의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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