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현 정권의 재조준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라임·옵티머스, 종결됐지만 재점검 여지 볼 것"
취임을 기념해 8일 오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 들른 이 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다시 볼 것이냐는 질문에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관련된 것들은 개별 단위펀드 사건별로 (검사가) 다 종결되고 이미 넘어간 걸로 이해는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원장은 그러나 "다만 사회 일각에서 여러가지 문제제기가 있는것도 알고 있다"며 "시스템을 통해서 볼 여지가 있는지는 한번 잘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통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아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에 수사할 당시 같이 일하는 등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이 신임 원장은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했고, 오랜 세월 금융수사 활동 과정에서 금감원과 협업한 경험이 많다"며 "금융감독·규제나 시장조사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저는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장 또한 이날 기자들에게 "이전에 다른 업종에서 경제와 관련된 관심이 있던 입장에서 전체적인 정부 정책기조에 대한 이해는 있다"며 "개별적인 당부사항을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 검사 기조 바뀔까…"조금 더 시간 달라"
이 원장이 금감원 최초 검찰 출신 원장인 만큼 금융권에 대한 칼날이 날카로워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금감원은 올해초 기존 종합검사를 폐지하고 정기·수시검사로 검사체계를 재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구체적인 검사 시스템에 대해서도 조금 더 살펴본 다음 의견을 밝히고 싶다"며 "사후적인 조사나 감시를 강화하겠단 방향성은 사실 없고, 민간에 자율과 혁신의 기회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을 기본적으로는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나 "다만 금융산업 특성상 규제 자체가 아예 사라질수는 없는거라서 그걸 어떻게 합리화하고 조금 더 예측가능하게할 지, 금융감독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피감기관들과의 관계를 조금 더 (고려하고) (금융)소비자들이 불편이 없게 하겠다는 그런 생각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정기감사 시스템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기에는 (이르고)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성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있고 금융위원회와도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어서 그분들의 말씀을 잘 들을 것"이라며 "여기 계신 (기자)분들이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해주실테니까 제가 말씀을 많이 듣고 최대한 이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금융시장 선진화를 금감원의 첫번째 해결과제로 꼽았다.
그는 "민간의 자율과 금융시장 선진화와 관련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간 민간이 발전하는 것에 비해 금감원이 충분히 이를 쫓아갔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부분에 공감한다"며 "금융서비스와 금융감독 서비스 자체에 대한 선진화 부분과 규제 시스템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도, 예측가능하고 합리적으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