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인간대표 이세돌 9단과의 첫 번째 대결에서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한 것을 말하며, 이세돌 9단이 기권했다는 의미다.
세기의 관심을 끌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제1국은 9일 오후 알파고의 승리로 돌아갔다. 인공지능이 발전했다곤 하지만 바둑 영역은 인간을 이기기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알파고의 첫 승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둑은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고, 직관력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얼핏보면 바둑판 위 흰 돌과 검은 돌을 번갈아 놓으면서 상대편의 돌을 들어내거나 공간을 둘러싸 '집'을 만드는 방식뿐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둑에서 돌을 놓을 때 경우의 수는 10의 170 제곱에 이를 정도다. 체스와 비교할 때, 경우의 수가 10의 100 제곱 이상 많다.
이날 제1국 형세를 보면 초반 흑돌을 잡은 이세돌과 백돌을 잡은 알파고는 백중세를 보였다.
하지만 알파고는 중반 이후 실수를 보이면서 이세돌 9단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수 읽기가 어려워져 인공지능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 반전은 종반에 일어났다. 이세돌 9단 역시 큰 실수를 하면서, 결국 알파고가 불계승을 거뒀다.
해설을 맡았던 바둑 전문가들은 "알파고는 초당 2억회의 연산을 하면서 수를 두는데, 이세돌 9단이 너무 인공지능 알파고를 의식해 어이없는 실수를 한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2국은 오는 1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대국은 오는 12일, 13일, 15일까지 총 5차례 치뤄진다. 상금은 100만달러(약 12억원)로, 이세돌 9단이 패할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로 전액 기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