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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주년]②-6 임직원에 자율권을 부여했더니…

  • 2017.06.08(목) 10:00

사회적 책임, 길을 묻다…좋은 일자리에 기여하라
네이버, 자율기업문화가 사회에도 기여
셀 조직부터 CIC까지…업무능력 높여줘

검색포털업체 네이버의 상징색인 초록색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날개달린 모자 이미지다. 이 모자는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하라는 의미에서 네이버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2001년부터 지금까지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네이버 로고


'자유롭게 탐험하라'는 비단 네이버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만 해당된는 문구는 아니다. 사내 임직원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바로 자율을 존중하는 네이버의 조직문화다.

고객들이 제한없이 원하는 정보를 탐색하는 것처럼 네이버의 직원들도 기존의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에서 업무에 임한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만큼 호기심, 도전, 모험 등의 태생적 특성이 조직문화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사회에도 공헌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그 자체가 직원들에게 복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포상을 내리거나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이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아니다. 기존 시스템의 아주 작은 변화라도 그것이 직원에게 만족감을 준다면 성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의 성공, 나아가 사회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중에서도 '윤리적 책임'에 해당한다.

 

CSR을 주창한 아키 캐롤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4단계(경제적·법률적·윤리적·자선적 책임)로 구분한다. 경제적·법률적 책임은 기업의 의무에 해당되며 조직문화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일은 윤리적 책임 즉, 선택에 해당된다. 기업 스스로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해 직원들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일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해당되는 배경이다. 


보통 기업의 사회공헌이라 하면 기업들이 자본이나 노동력을 들여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CSR의 윤리적 책임은 다르다. 기업의 이윤창출이나 법·규제를 준수하는 의무적 책임을 넘어서는 윤리적 책임은 조직원 개개인의 자율을 보장하는 것 자체가 기업의 수익창출을 이끌어내고 사회·경제적 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보는 개념이다.

 

자율성 보장이 책임 있는 근무로 이어지고 이것이 기업의 성과로 연결돼 사회적 발전을 일으킨다고 본다.

 

▲ 회의 중인 네이버 직원들 [사진=네이버]


◇ 자율성 첫걸음은 수평적 조직

 

CSV에 해당되는 네이버의 대표적인 조직문화가 바로 지난 2014년 처음 도입된 '셀(Cell)제도'다. 셀 제도는 기존의 정형화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깨트렸다. 기획팀, 개발팀, 디자이너팀으로 나눠진 벽을 허물고 이들을 프로젝트 단위로 엮었다. 

셀 제도의 장점은 바로 드러났다. 셀 조직으로 변경한지 3개월만인 지난 2014년 7월 영어와 중국어 번체로 된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 웹툰'을 출시했다. 부서들이 위계질서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수평적인 구조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셀 조직 'V&8엔터'는 네이버 뮤직, 국내 창작자 지원, V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V라이브는 지난 2015년 출시된 서비스로 연예인들이 실시간 개인방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서비스 운영, 제휴, 개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조직에 속해있던 구성원들이 한데 모인 'V TF(Task Force)'에서 V라이브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V라이브는 한국의 대표적인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해 V라이브 콘텐츠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거쳐가는 하나의 방송 플랫폼이 됐다.

 

◇ 굿 아이디어는 사내벤처로 독립

셀 조직과 함께 네이버가 자율성 보장을 위해 내놓은 조직 시스템이 바로 'CIC(Company In Company)'다. 말 그대로 회사 안의 회사다. 네이버의 직원 수는 2500명가량인데 조직이 거대하기 때문에 비효율성이 생길 여지가 있다. 네이버는 바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내 벤처기업 CIC제도를 2015년 도입한다.

네이버의 첫 CIC는 ‘웹툰&웹소설’셀 조직이 웹툰CIC로 업그레이드된 사례다. CIC는 셀 조직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 별도의 보상체계나 인사제도를 수립할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면 별도의 자율성을 부여해 더 큰 조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웹툰과 웹소설을 성공적으로 유통시킨 웹툰CIC는 지난 5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됐다. 작은 셀 조직이 하나의 인정받는 사내 벤처기업으로 진화하고 나아가 하나의 독립기업으로 완성된 셈이다. 


네이버의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가장 잘 드러난 또 하나의 사례가 바로 네이버 랩스다. 네이버 랩스는 네이버가 세운 신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자회사다. 자율주행차, 로봇,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술 분야는 누구보다도 창의성을 필요로 한다. 창의성은 업무의 경험치가 많다고 해서 뛰어난 것이 아니다. 경력은 나보다 적을지라도 직급이 낮은 부하직원이 창의성은 더 뛰어날 수도 있다.

 

▲ 송창현 네이버랩스 CTO와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 랩스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조직답게 직급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셀 조직 덕분이다. 직급으로 업무를 나누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구성하면서 팀장만 둔 채 모든 조직원들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가령 네이버 로봇 M1 제작을 담당하는 로보틱스팀 등으로 분야별 팀을 구성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송창현 CTO(최고기술경영자)가 이끄는 네이버랩스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유로운 분위기가 네이버랩스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주도하려는 기업인 만큼 네이버는 자유로운 출·퇴근 분위기, 책임근무제, 휴가사용 자유·직급제 폐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조직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경험하는 직원 비율은 네이버 전체 직원의 60%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홍보팀 등 외부기업 업무 시스템과 보폭을 맞춰야 하는 부서를 제외하곤 많은 직원들이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경직된 조직 분위기보다 업무능률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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