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업들이 앞 다퉈 뛰어드는 스마트홈 서비스는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나 어플리케이션(앱)으로 가전기기를 손쉽게 작동시키는 것은 물론 보안 서비스를 받고 집에서도 실감형 콘텐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손쉽게는 블라인드 조절장치 등을 서비스하는 스마트홈 액세서리를 구입해 시공하면 되고, 아예 건설사와 손잡고 초기부터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한 집을 구할 수도 있다. 거실에 있는 IPTV에서 증강현실(AR)이나 동화책 효과음과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엔 오프라인 보안회사 서비스까지 더해져 각종 안전관리나 노약자 케어 등 스마트홈 융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스마트홈 서비스들이 윤곽을 드러낸 모습을 가상으로 꾸며 우아한(가명)씨의 하루 일과로 풀어봤다.
◇ 말로 스마트기기 작동
오전 7시. 우아한씨의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는 동시 창가의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얼마 전 스마트홈 액세서리 업체에서 산 블라인드 조절장치가 앱으로 미리 설정한 시간에 맞춰 작동한 것이다. 창가를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게 눈을 뜬다.
잠에서 깬 그는 AI 스피커에 "인덕션을 켜달라"고 말한다. 우아한씨의 명령을 인식한 인덕션에 불이 들어오면서 어젯밤 준비해둔 김치찌개가 끓는다.
그는 식사 도중 문득 이달 에너지 사용량이 궁금해졌다. AI 스피커에 물어보니 지난 밤 전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무더위에 밤새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 그는 AI 스피커로 에어컨 전원을 끈 후 출근한다.
◇ 떨어져 사는 부모님 안전까지 챙겨
오후 2시. 한창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데 우씨의 스마트폰이 시끄럽게 울린다. 스마트폰을 켜니 '부모님 아파트에서 화재 위험이 감지됐다'는 알림이 와있다.
깜짝 놀라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니 인덕션을 끄지 않은 채 외출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냄비 타는 냄새를 아파트 내부 센서에서 인식한 후 가족들에게 알림을 보낸 것. 다행히 어머니가 알림을 받자마자 앱으로 전원을 내리면서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가슴을 쓸어 내린 우씨는 한동안 부모님에게 신경 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삼 안부가 궁금해 부모님의 아파트와 연동된 앱을 열어 가전기기 이용현황을 살펴본다. TV 작동 시간대나 냉장고 문이 주기적으로 열리고 닫힌 걸 보니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 그나마 안심이 된다.
연로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게 마음에 걸렸던 우씨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받으면서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다.
◇ IPTV로 AR 즐기고 쇼핑도 자동으로
오후 7시. 퇴근 후 집에 들어오니 보모가 IPTV를 활용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동화책 효과음 서비스를 실행한 후 "우르르 쾅쾅"하며 책의 한 구절을 읽자 AI 스피커에서 천둥소리가 나온다.
아이에게 오늘 뭐하고 놀았는지 물어보니 공룡 놀이를 했다고 한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IPTV로 AR 콘텐츠를 본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집안을 인식한 후 TV에 연결하니 화면에 거실을 배경으로 공룡이 등장해 즐거워했다는 설명이다.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우씨는 볼 만한 TV 프로그램을 찾는다. AI 스피커에 대고 "여성이 좋아하는 최신 드라마를 찾아줘"라고 말하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추천한다. 우씨는 IPTV로 드라마를 보며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덜었다. 식사후엔 냉장고 모니터를 살펴보면서 필요한 식료품을 앱으로 자동 주문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는 "나 잘꺼야"라고 말하자 취침모드가 실행되면서 커튼이 닫히고 조명, 에어컨, 가습기 등이 자동 조절됐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