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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vs카카오]①20여년 전부터 장군멍군했다

  • 2021.07.22(목) 10:09

주가 급등하면서 '시총 3위 다툼' 이어져
인터넷 보급 시기에 나란히 벤처로 출발
한게임·한메일 흥행 '놀이·찾기'욕구 충족

22년전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한 네이버는 현재 시가총액 70조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은 생활 밀착형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강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역사'이자 양대산맥 네이버·카카오(네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동반 성장한 과정을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달 장중 한 때 카카오가 네이버를 처음으로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넘버 3' 자리에 오른 적이 있다. 이후 두 회사는 3위 자리를 놓고 현재까지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두 회사가 올 들어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인터넷 왕좌'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라 관심을 모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각각 70조원, 64조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이좋게 3,4위 자리에 각각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데 기업가치로 봤을 때 두 회사가 다진 입지를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아울러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이 각각 5조원, 4조원. 거느리는 계열사 수가 각각 47개, 105개인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대기업 못지 않은 수준이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옛 다음) 설립 초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다. 

사내벤처 출발 네이버, 한게임 업고 쾌속 성장 

많이 알려졌듯 네이버는 삼성SDS 연구원 출신 이해진 창업자가 세운 회사다. 이 창업자는 사내 벤처로 시작한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1999년 자본금 5억원으로 네이버컴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네이버는 설립 초기인 2000년에 한게임과 합병하면서 통합법인 NHN(2001년 상호 변경)을 출범시켰다. 한게임은 김범수 창업자가 1998년에 설립한 게임포털 회사다.

둘은 의기투합해 회사를 하나로 합치고 각각 게임포털과 검색포털 사업을 이끌었다. 당시 NHN은 이해진·김범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게임포털 한게임은 네이버에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네이버가 200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해 매출은 전년(243억원)보다 세배 이상 늘어난 74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53억원)보다 6배 가량 급증한 302억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지금이야 네이버 매출원이 검색과 쇼핑을 비롯해 간편결제와 인터넷은행, 웹툰, SNS, 클라우드 등 한손만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이나 초기에는 단촐했다.

당시 주요 매출원은 게임과 광고 및 검색, 커머스 정도다. 우선 네이버는 게임포털 한게임에서 액션과 아케이드, 보드 등 5가지 장르로 총 40개 게임을 제공하면서 아이템 등을 판매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금액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광고 사업은 네이버 및 한게임 사이트에 배너와 텍스트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식이다. 검색은 지금의 '키워드 광고' 형태로 네이버 검색에 꽃배달 같은 키워드를 적으면 검색결과에 관련 광고주 사이트가 노출되는 형태다. 

매출 비중은 크지 않으나 커머스 사업도 한몫했다. 네이버와 한게임 사이트에 외부 쇼핑 업체가 입점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특히 네이버는 쇼핑 이용자에게 구매 금액의 일정액을 한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 '한코인'으로 적립해 주기도 했다. 

당시 네이버의 계열사는 고객대응센터 등의 역할을 맡은 미디어웹과 검색엔진 개발 서치솔루션 등 12개였다. 직원수 283명에 1인 평균급여는 3400만원 수준이다.

작년말 기준 네이버가 계열사수 47개, 직원수 4076명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20여년만에 엄청난 변화다. 네이버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원을 돌파했다. 

옛 다음, 대박난 무료 이메일 '한메일넷'으로 순항 

카카오의 전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네이버 보다 4년 앞선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초기 다음은 인터넷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 두가지 사업을 병행했다.

다음은 영화 정보 '시네마(Cynema)'와 여행 및 청소년 전문 웹진 등 다양한 방면의 서비스를 선보이다 1997년 무료 이메일 '한메일넷'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엔 이메일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이례적이었다. 대부분 유료이던 시기다. 한메일넷은 IMF 외환위기로 침체되던 사회 분위기에서 공짜 서비스로 이른바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서비스 약 1년만인 이듬해 12월 100만 회원을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다음이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재무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다음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해인 1999년 매출은 전년(17억원)보다 4배 가량 늘어난 77억원,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전년 3500만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음은 한메일넷의 흥행을 기반으로 인터넷 광고와 커머스(다음쇼핑몰), 이메일 호스팅, 인터넷 접속 등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자리를 잡았다. 설립 초기엔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비롯해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인트라넷을 구축해 주거나 맞춤형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판매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도 했다. 

주요 매출원인 광고 사업은 한메일넷으로 확보한 회원을 대상으로 포털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기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당시 다음은 검색을 비롯해 증권정보, 금융, 지도,모바일, 메신저 및 카페(동호회) 등 30여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커머스 사업은 전자제품 양판점 '전자랜드21'이나 '예스24' 등 전문 쇼핑몰을 입점시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음은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도메인, 이메일 호스팅,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등을 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 고객사로는 대신증권이나 삼성전자의 'go메일' 등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아울러 다음은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인트라넷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SI 사업을 하기도 했다. 호스팅이나 SI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0%에 달하는데 주력인 광고 매출(53%) 다음으로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음의 계열사 수는 여행업체 투어익스프레스와 광고업체 투포세븐코리아, 인터넷 기업 오이뮤직 등 3개였다. 직원수는 127명이며 1인 평균급여는 1500만원 가량이었다.

다음은 지난 2014년 모바일 강자로 부상한 카카오와 합병을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모빌리티와 핀테크, 콘텐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무한 확장하면서 무려 10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로 거듭났다. 작년말 기준 직원수는 2837명, 1인 평균 급여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1억원을 넘는다.

사업 초기 우열 가릴 수 없는 경쟁 관계

최대 라이벌 관계인 네이버와 카카오(옛 다음)는 지금이야 네이버가 매출 외형 등에서 다소 앞서고 있고 카카오가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지만 사업 초기만 해도 방문자 수나 인터넷시장 점유율 등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 였다.

당시 웹사이트 분석 평가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2002년 '커뮤니티포털' 기준 하루 방문자수 1위는 옛 다음(777만명)이었다. 네이버가 뒤를 이어 2위(584만명)를 차지했다. 3위는 야후코리아(529만명), 4위 엠파스(275만명), 5위 드림위즈(215만명), 6위 프리챌(185만명) 순이었다.

매출 외형만 해도 다음은 사업 초기부터 2000년대 초까지 네이버를 크게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2002년 다음의 매출은 2252억원으로 같은해 네이버 매출(746억원)보다 3배나 많았다. 

1990년대는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하던 시기였다. 1994년 한국통신이 최초의 인터넷 상용서비스 코넷(KORNET)을 시작한 이래 초고속통신망이 본격적으로 깔린데 이어 PC방이 전국에 보급되면서 인프라 구축이 급속히 진행되던 때였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1999년에 국내 인터넷 이용자수는 1000만명 가량으로 연간 200% 이상의 증가 추세를 기록했다. 당시 인터넷 이용률은 22.4%이다. 우리나라 사람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당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인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관련 광고 시장이 꿈틀거렸다. 제일기획의 1999년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우리나라 인터넷 광고 시장은 약 370억원 수준이다. 네이버와 다음을 비롯한 인터넷 업체들이 시장 파이를 경쟁적으로 키워나가면서 지난해 기준(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자료) 무려 7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네이버와 옛 다음은 인터넷 이용자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찾기'와 '놀이'를 검색과 게임 등을 통해 충족시키며 성장 날개를 달았다.

네이버는 미국의 구글과 다른 한국형 검색 서비스 '지식iN'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고 옛 다음은 이메일을 기반으로 다음 카페(동호회)와 아고라(토론 게시판), 미디어 다음(뉴스) 등 일련의 서비스로 커뮤니티를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수익화한 것이 지금의 두 회사를 존재하게 만든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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