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제작한 블록버스터급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가 짧은 시간 만에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충실한 IP 구현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넣은 게 이 게임의 성공 이유로 꼽혔다.
아발란체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호그와트 레거시의 매출은 출시 2주가 된 지난달 24일 8억5000만달러(1조1170억원)를 넘겼다.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 1200만장 이상의 판매량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올해의 게임(GOTY)'을 차지한 '엘든 링'과 같은 판매 속도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지난달 10일에 출시한 해리포터 IP 기반의 블록버스터(AAA)급 게임이다. 원작 소설로부터 100년 전의 마법 학교인 '호그와트'에서 벌어지는 일을 구현한 게임이다.
특히 이 게임은 AAA급 게임에 처음 도전한 아발란체 소프트웨어가 만든 게임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2017년 해리포터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가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AAA급 게임인 호그와트 레거시를 제작했다.
업계는 이 게임이 짧은 시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충실한 IP의 구현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호그와트 레거시는 타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호그와트나 주변 마을인 '호그스미드' 등을 충실하게 구현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넣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호그와트 레거시는 해리포터의 소설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모습을 게임 속에서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내 기숙사를 배정해주는 모자가 기숙사를 정해주기도 하고, 작품에서 쓰인 공격과 방어 마법이 그대로 등장한다. 그러면서 원작보다 100년을 앞선 설정을 통해 기존의 해리포터 시리즈에 변형을 줬다. 글로벌 게임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은 이러한 점을 반영해 '평론가 평점' 83점(100점 만점)을 줬다. 이는 호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AAA급 게임 출시를 앞둔 국내 게임사에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친숙함과 새로움이라는 상반되는 요소를 게임에 녹여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호그와트 레거시처럼 기존 IP를 활용하기 때문에 원작에 충실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중간지점을 찾는 게 어렵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용자로부터 '원작과의 차별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 회사와 개발진을 분리해 게임을 제작해야 한다고 했다. 위 학회장은 "독립(인디) 게임을 만들듯 회사 중심 개발팀으로부터 게임 제작진을 분리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회사 내부와 이용자 평가를 바탕으로 성공한 AAA급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