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심사와 대주주 자격을 강화하는 법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앞서 야당도 신고 불수리 요건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어 앞으로 사업자 라이선스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주축으로 최근 가상자산 관련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두 건이나 발의됐다. 모두 정무위 윤한홍 위원장과 권성동 위원, 강민국 의원 등이 공동 발의했다.
먼저 지난 10일 사업자 신고 불수리 근거를 추가한 개정안이 나왔다. 특금법 7조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 관계 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조직이나 내부통제를 갖추지 않거나, 신청서나 신고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필요한 내용을 적지 않은 경우 신고를 불수리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금융당국이 신고를 수리하더라도 사업자에 특정 개선사항을 요구하는 등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건을 붙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올해 사업자 신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법 최초로 가상자산사업자 관련내용을 담은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 2021년 3월 처음 시행됐다. 당시 자금세탁방지에만 중점을 뒀던 개정법은 사업자 신고시 실명계정,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 형식적인 자격 요건만 나열해 제대로 된 사업자 심사에 대한 근거가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3년전 형식 요건만 갖춘 사업자 대부분은 심사를 통과해 라이선스를 받았다.
또 지난 6일에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자격을 강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개정안은 현재 입법예고 중으로 앞서 나왔던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와 감독규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겹친다.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를 대주주(지분 10% 이상 등)로 규정 △사업자 신고 시 대주주 관련사항 신고 △대주주의 범죄전력 신고 △공정거래법, 특경법, 형법 등 위반으로 금고·벌금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신고 불수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사업자 신고와 자격 검증이 체계를 갖추면서 불투명하게 운영하며 이용자 피해를 야기하고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던 업체들이 대거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이용자들은 사업자 라이선스만 믿고 돈을 맡기거나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준 라이선스를 믿고 예치업체, 중소거래소 등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이용자들이 꽤 많다"며 "가상자산업계는 대주주와 지분구조가 불분명한 중소업체들이 많은데 법 체계를 갖추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자격이 안되는 업체들은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