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이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 3종을 공개한다. 표적항암제 'DWP216'과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로 모두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에 도전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대웅제약은 내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항암제 후보물질 3종에 대한 전임상 결과 등을 총 4건의 포스터로 발표한다고 28일 밝혔다.
변이 암세포 타깃하는 표적항암제
DWP216은 TEAD1 단백질만을 정밀하게 겨냥해 NF2 변이 암종을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다. 종양 억제 유전자 NF2에 변이가 생기면 암 관련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TEAD의 활성이 증가하는데, DWP216은 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이번 발표에서는 DWP216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성 검증 결과와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공개된다.
DWP216은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함으로써 뇌암 및 뇌 전이암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동물 모델에서 기존의 TEAD1 선택적 저해제 및 TEAD 전체 유형 저해제 대비 우수한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EGFR 및 KRAS 변이로 발생하는 비소세포폐암과 췌장암에서 기존 항암제와 병용하면 암세포의 저항성을 줄이고,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결과도 나타냈다.
면역억제 환경 개선하는 면역항암제
DWP217은 면역을 억제하는 효소인 아르기나아제(Arginase)를 억제해 면역 억제 환경을 개선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PD-1 표적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지만,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불리는 암세포 주변의 복잡한 생물학적 환경이 이러한 면역 작용을 방해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DWP217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아르기나아제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물 실험에서는 기존의 아르기나아제 억제제보다 강한 효과를 보였으며, 종양 내 면역 억제 환경을 개선해 면역세포가 암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세포 생존 경로 차단 합성치사항암제
DWP223은 BRCA 돌연변이 암에서 생존 수단이 되는 DNA 복구 경로를 차단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전의 항암제다.
유방암, 난소암 등에서 발견되는 BRCA1/2 돌연변이를 가진 암종에 적용하는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새로운 계열의 정밀 타깃 치료제다.
일부 암세포는 DNA 손상 후 정상적인 복구 기능이 충분하지 않아, 생존을 위해 Polθ(Pol Theta)라는 단백질이 관여하는 대체 경로를 통해 생존한다. DWP223은 이 Polθ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마지막 생존 수단을 끊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동물 실험에서는 낮은 용량으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고,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와 병용할 경우 50% 이상의 종양 축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중 감소나 혈액학적 독성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강점을 보였다. DWP223은 올해 임상시험(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AACR 발표는 대웅의 신약 개발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퍼스트인클래스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자가면역과 섬유증 분야에 이어 항암 분야에서도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