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당에서 거래소별 시장 지배력에 따른 차등 규제 방안까지 나오면서 향후 소유분산 규제 법제화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결합을 앞둔 두나무, 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높은 빗썸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문위·야당 반대에도 추진 가닥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기로 방향을 잡았다. TF내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우려를 제기했지만 당 정책위원회가 밀어붙이면서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안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TF의 민간 자문위원회와 야당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여당이 추진하면 대주주 지분 제한이 법안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 추후 법안 통과 때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의석수가 많은 여당이 밀어붙이면 단독 통과시킬 수 있다.
TF내에서는 지분 제한을 전제로 규제를 연착륙시키는 방안까지 나온다. 시장 지배력에 따라 지분 제한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점유율 50% 이상땐 대주주 지분율 20%이하, 점유율 20% 초과 땐 지분율 30%이하를 적용하는 식이다. 이 같은 단계별 규제는 향후 법안이 통과되면 하위법령인 시행령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회가 우려를 표명할 예정으로 당 디지털자산TF에서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이달내 디지털자산법이 나오고 빠르게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행까지는 1년 넘게 남아 그 사이에 단계별 규제를 마련해 대통령령 등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두나무 결합 시너지 '삐끗'
강제적인 대주주 지분 제한은 사유재산 침해와 기업가치 하락 등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에 위협이 되지만 특히 치명적인 곳은 두나무와 빗썸이다.
두나무는 네이버와 빅딜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주주총회를 거쳐 포괄적 지분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이렇게 빅딜이 진행되는 와중에 거래소 지분 규제가 현실화되면, 애초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으려 했던 목적과 기대했던 사업 시너지가 크게 줄 수 있다. 두나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다시 지분을 대거 처분해야 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두나무 인수를 추진하면서 두나무의 풍부한 현금창출력, 스테이블코인 등 사업 시너지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을 대부분 팔고 15~20% 정도만 갖게 되면, 두나무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실적과 재무제표에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인수합병의 실익이 크게 반감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더라도 업비트에서 유통시키고 그 이익을 온전히 차지하기도 힘들어질 전망이다.
인수가 대비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손해다. 이번 빅딜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3배에 달하는 15조원으로 평가됐는데, 앞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을 내놔야 상황이 되면 두나무 지분가치는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빗썸 오너 지분율 65%…"전략적 지분교환 등 대책 필요"

거래소 중 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높은 빗썸도 비상이다. 빗썸의 최대주주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동일인으로 지정한 이정훈 이사회 의장이다. 세부적으로 빗썸홀딩스가 빗썸 지분의 73.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빗썸홀딩스의 명목상 최대주주는 디에이에이다.
하지만 빗썸홀딩스의 주주 디에이에이(34.20%), BTHMB홀딩스(10.69%), 기타(15.99%), 경영진 등 모든 지분(65.80%)이 실제로는 이 의장의 지분이며, 비덴트만 따로 34.2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분 규제가 현실화되면 이 의장은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털어야 한다. 업황과 규제에 따라 지분가치 변동이 심한 만큼 제 값 받고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빗썸이 전략적 지분 교환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규정에 따라 지분을 분산하되 백기사 역할을 하는 기업을 섭외해 상호 지분을 맞교환하고, 의사 결정 등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 제한이 끼치는 파장은 가상자산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핀테크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질테고, 빗썸은 기한내 대주주 지분을 정리하지 못할 경우 전략적 파트너들과 지분 교환 등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