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가 내달 9일 개통을 확정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내에서 117년 간 유지됐던 철도산업의 독점 체제가 깨지고 산업 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는 SRT가 내달 8일 개통행사를 열고 다음날인 9일 정식 개통한다고 20일 밝혔다. 2011년 5월 공사에 착수해 5년7개월만, 운영사인 ㈜SR이 설립된지 3년만이다.
▲ 오송역에 나란히 선 왼쪽 SRT와 오른쪽 KTX/윤도진 기자 spoon504@ |
SRT는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을 운영한다.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역, 지제역을 지나 평택 분기점에서 현재 KTX가 다니는 경부고속선으로 합류한다. 다시 충북 오송역을 지나서 공주쪽 호남선, 대전쪽 경부선이 분리된다.
SRT는 하루 왕복 기준으로 수서~부산 구간을 80회, 수서~광주송정을 22회, 수서~목포를 18회 운행한다.
평균 소요시간은 수서~부산(400.2㎞) 2시간30분, 수서~광주송정(289.8㎞) 1시간40분, 수서∼목포(356.6㎞) 2시간17분이다. 각 구간 운임(할인 전 기준)은 수서~부산 5만2600원, 수서~광주송정 4만700원, 수서~목포 4만6500원으로 정해졌다.
▲ (사진: SR) |
SRT가 개통하면 서울 강남·강동이나 수도권 동남부 지역 주민들의 고속철도 이용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수서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과 지하 통로로 연결돼 있다.
동탄역은 향후 개통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역사를 함께 쓰느데 고속철도 역사로는 유일하게 지하에 지어졌고,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 1호선 지제역사와 나란히 만들어진 고속철도 지제역은 두 노선 환승이 편리하게 설계됐다.
▲ SR 출자지분 구조(자료: SR) |
SRT 개통으로 전국의 고속철 운행이 늘어나게 된다. 주말 기준 고속철도 운행횟수는 경부축이 183회에서 256회, 호남축은 86회에서 128회로 증가한다. 특히 이 같은 공급 확대가 코레일과 SRT간 경쟁 체제 속에서 이뤄진다는 게 작지 않은 의미다.
SR은 KTX보다 평균 10% 저렴하게 운임을 책정했다. 또 열차 운영사의 책임으로 SRT 운행이 중지되면 승객이 전액 환불은 물론 3~10%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앱으로 SRT를 예매했다가 열차를 놓치면 출발하고 5분 이내에 같은 방식으로 승차권을 반환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 자료: 국토교통부 |
코레일도 SR에 맞서 'KTX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고 할인율을 대폭 확대했다. KTX를 이용하는 고객은 결제 금액의 5%를 기본 마일리지로 적립 받는다. 대표 할인제도인 '인터넷 특가'(365할인, 열차별 예상 승차율에 따라 운임 할인을 제공)의 할인율도 5~20%에서 10~30%로 확대한다.
KTX 또 서울 사당역과 광명역을 오가는 직통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중 원하는 역에서 경부선과 호남선 구분 없이 KTX를 탈 수 있게 하는 등 승객 편의를 개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통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증해 나가는 한편 승차권 예·발매 등 서비스 전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처음 도입된 경쟁체제가 안착하고 또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