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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표준임대료, 임대료 논란 잠재울까

  • 2020.09.04(금) 09:55

임대차3법·전월세전환율 하향 후속 조치로 표준임대료 검토
들쭉날쭉 공시가격 논란 재현될 수…"데이터 축적부터"

임대료에도 '표준'이 생기면 어떨까요?

임대차3법 도입과 전월세전환율 하향에도 여전히 임대료(임대보증금·월세) 상승 여지가 남자 정부가 이번엔 표준임대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표준임대료는 정부가 임대료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기존 계약 갱신때뿐만 아니라 새 계약 때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전처럼 시세에 따라 고무줄 늘어나듯 임대료가 늘어나는 일을 없을듯 한데요.

하지만 정부가 '시장 가격'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인만큼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들쭉날쭉하고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공시가격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요. 지금까지 나온 관련 법안에도 '허점'이 많아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입니다.

과연 표준임대료가 기존 임대차3법의 구멍을 메울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른 논란만 낳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임대차3법 곳곳 구멍…후속 규제 거론

표준임대료는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전환율 하향 조정에 이은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임대차3법에 따라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2+2년 거주가 보장되고, 계약을 갱신할 땐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5% 이내의 임대료 상승률을 적용받습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월세전환율도 기존 4%에서 2.5%로 내렸고요.

문제는 임대차3법이나 조정된 전월세전환율은 기존 계약자에게만 보호 장치가 된다는 겁니다. 임대인이 세입자를 새로 받으면 직전 임대료와 상관 없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릴 수 있거든요.

그러자 이번엔 정부가 임대료 기준을 정해주는 '표준임대료' 제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표준임대료는 지자체별로 지역 물가 등을 고려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로,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고 신규 계약을 맺더라도 기준 임대료 이내로 상승폭이 제한됩니다. 전월세 폭등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거죠.

아직까지 도입 여부가 확정되진 않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주요 도시들엔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 제도 등을 통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직접 언급하면서 힘을 받는 모습입니다.

국토부는 해외 선진사례 등을 참고해 도입 필요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국토부에 따르면 미국 뉴욕은 주택의 부동산세, 건물 유지비 등을 고려해 2년마다 뉴욕시에서 임대료를 개정하고 임대료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매년 고시하는 인상률 이내로 임대료를 제한하고 있고요. 프랑스는 임대료 기준지수(IRL) 제도를 도입해 계약갱신 시 지수 한도 내에서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베를린, 쾰른 등 대도시 중심 임대료가 급등하자 주변 시세의 1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초기임대료 규제도 시행중입니다.

◇ 표준임대료 어떻게 산정하나?

국내에선 어떤 방식으로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게 될까요. 지금까지 발의된 관련 법안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22일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기초자치단체가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고 고시하게 했습니다.

기초자치단체장이 관할구역 안에서 주택유형이나 주변환경, 사회적 조건이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주택 중 선정한 표준주택에 대해 매년 적정한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고 공시하는 겁니다. 이 때 표준임대료는 주택의 공시가격, 해당 주택의 종전 임대료와 임대보증금, 주거비물가지수, 인근지역의 전세가격 변동률, 은행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은행의 대출금리,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고려해서 정해야 합니다.

윤효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14일 발의한 '주거기본법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도지사가 매년 표준주택을 지정한 뒤 표준임대료를 산정하고 공시하는 게 골자인데요. 김진애 의원안과 산정 방식은 비슷하지만 시도지사가 표준주택 선정 및 표준임대료 산정·공고할 땐 시·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치게 했습니다.

가장 최근(8월20일) 법안을 발의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아예 상한률을 제시했습니다. 임대차계약 시 임대주택의 보증금이 해당 임차주택 공시가격의 120% 이내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한건데요. 가령 시세 10억원에 공시가격이 6억원인 아파트라면 최대 7억2000만원까지만 전셋값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 중 일부를 월세로 돌릴 때는 2.5%의 전환율을 적용해 계산(최대 월 150만원 이하)해야 되고요.

◇ "법안들 현실성 떨어져…데이터 축적부터"

표준임대료 산정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요. 시장에선 반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전세 매물 실종 등의 우려를 차치하고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들기 때문이죠.

우선 지자체에서 표준임대료를 정하는 방법은 '떠넘기기식'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해당 주택의 임대료를 산정할 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려면 지자체가 맡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게 문제죠. 또 공시가격, 공시지가처럼 통일화된 지표를 만들기 위해선 지자체보단 정부가 주도해 만들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고요. 분분합니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자체가 맡아서 하기엔 데이터의 한계, 전문성 부족,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주택 표준 가격을 정부와 지자체가 따로따로 운영할 게 아니라 정부의 공시가격, 공시지가처럼 정부차원의 통일된 표준임대료로 맞춰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윤준병 의원 발의안처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법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료와 토지 가격은 상관관계가 부족한데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는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군다나 지금도 공시가격이 들쭉날쭉해서 지적을 받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시장에선 좀 더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축적한 뒤 국내 임대시장에 적합한 임대료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오고요.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주거권 강화 위한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표준임대료 도입에 앞서 전월세 신고제 시행(내년 6월)과 함께 임대주택·임대료 DB(데이터베이스)를 먼저 구축해야 제도의 구체화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미윤 연구위원은 "외국엔 임대료를 규제하는 준거임대료가 참고 자료처럼 있는데 거의 500페이지 분량"이라며 "대표성 있는 공정한 임대료를 만들려면 임대료의 역할, 가이드라인이 분명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부터 축적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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