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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흥행'에 웃고 '쏠림'에 울었다

  • 2021.08.13(금) 06:50

[1차 사전청약 총정리]
계층·평형 물량 쏠림…수요 맞춰 분산필요
특공·지역우선‧자산기준 등도 복잡
서울수요·30대 몰려…도심 공급 시급

1차 사전청약은 수도권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높은 열망을 확인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이같은 흥행 이면엔 서울을 벗어나서라도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 특히 2030 젊은 세대가 많다는 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씁쓸함을 안겼다. 도심내 주택공급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당첨자 발표 이후 낙첨자를 중심으로 구축 매입 수요로 전환될 수 있어 집값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지나치게 복작합 청약자격과 제도를 개선하고 특정 계층 및 평형에 쏠린 물량도 수요에 맞춰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자격 까다로운 특공, 물량도 너무 많아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차 사전청약 공공분양 특별공급 경쟁률은 평균 15.7대 1, 일반공급은 88.3대 1을 기록했다. 일반공급이 특별공급에 비해 4배 이상 높았다.

공공분양은 특별공급 85%, 일반공급은 15%로 구성된다. 공공분양 특별공급은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내집마련, 다자녀와 노부모부양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당첨 우선권을 주기 위한 주택이다.

특정 계층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인 만큼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특공 유형에 따라 소득기준과 자산기준(부동산‧자동차 등) 등이 적용된다. 신혼희망타운 역시 자산기준이 있다. 

택지 규모에 따라 거주지역 우선공급 비율이 다르다는 점도 청약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 여부에 따라 해당 지역과 경기도, 기타지역(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선공급 비중이 다른 까닭이다.

공공분양주택이 공급되는 인천 계양의 경우 50%는 해당지역(인천 거주자), 나머지는 기타지역(수도권) 거주자에게 할당된다. 남양주진접2지구는 30%가 당해지역, 20%는 경기도이며 50%는 기타지역 거주민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성남복정1지구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아니라서 성남시 2년 이상 거주자에게 100% 우선공급된다. 3개 지역 기준이 모두 다르다.

이로 인해 사전청약 신청이 끝나고 3주 후인 9월1일 당첨자를 발표하는데, 이마저도 추가적으로 소득과 무주택 등의 자격요건 등을 확인해 최종 당첨자는 11월이 돼서야 확정된다. ▷관련기사: 너무 복잡한 사전청약, 당첨돼도 자격검증만 '두달'(7월21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정성과 투기적 가수요 차단도 필요하지만 복잡한 청약제도를 단순화해 청약 신청자의 편리성과 당첨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청약지 입지와 택지 규모에 따른 지역거주 1순위 요건과 물량배정이 다르고, 특별공급 유형별 청약자격이 소득과 자산규모 등 요건이 복잡해 청약자들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신혼희망타운과 공공분양 특별공급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한 주택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신혼희망타운 최종 경쟁률은 13.7대 1로 공공분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공공분양 내 특공과 일반공급 경쟁률 역시 물량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공급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다. 실제 공공분양 일반공급 신청자는 3만5589명으로 특별공급(3만1540명)보다 많다. 30대 젊은층이 특공을 포함한 공공분양에 대거 지원했는데, 특공 자격을 채우지 못한 상당수의 30대들이 일반분양에 쏠렸을 가능성 또한 높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공분양이 특별공급에 편중되면서 경쟁률 차이가 큰데 사전청약이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라는 측면에선 공정하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며 "특히 특공 내에 신혼부부 몫이 포함(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돼 있는데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는 것은 제도가 중복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 집 마련 수요는 세대를 구별할 수 없다"며 "중장년층을 위해 공공분양 청약 문턱을 낮추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脫)서울'이 보여준 도심 주택공급 필요성

정부가 이번 사전청약을 포함해 올해만 3만2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는 것은 내 집 마련 수요를 일부 충족시켜 불안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1차 사전청약 결과로 도심 주택공급의 시급성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1차 사전청약 지역별 신청자를 보면 서울 거주자 비중이 38.2%로 가장 높았다. 인천계양과 성남복정1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라 서울 수요를 흡수했다고 볼 수 있지만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이 부족해 '탈(脫)서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사전청약 규모 자체가 누적된 내 집 마련 수요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 당첨자 발표 이후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사전청약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공급량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쟁도 치열하다보니 당첨자 발표 후 낙첨자들 가운데 구축 매수로 전환하려는 수요자들이 나올 수 있어 집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수요에 맞지 않는 중소형 평형이 많다는 점도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 요소다. 1차 사전청약 공급물량(신혼희망타운 포함) 중 대다수가 전용 60㎡ 이하 소형 평형인데, 이들 주택형보다 전용 74㎡와 84㎡ 등 상대적으로 큰 중형 평수가 인기를 끌었다. 인천계양 전용 84㎡가 381.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남양주진접2지구에서 공급되는 같은 평형 주택도 112.3대 1에 달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을 통해 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수수요는 일부 상쇄할 수 있겠지만 중형 이상의 수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해 수요 안정 효과는 한정적일 것"이라며 "공급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신혼부부도 앞으로 자녀를 낳고 더 큰 주택으로 이사를 원할 때 기존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주택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수요 변화를 반영한 중장기 주택공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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