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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때리던 민주당, 종부세 완화…징벌적 과세 끝?

  • 2022.05.18(수) 08:15

다주택자 종부세 기준 '6억→11억' 추진
송영길 후보 "세금, 징벌적 수단 이용 안해"
"규제 완화 바람직…선거 뒤 체계적 개편 필요"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이용해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과 과감히 결별하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세금 완화책을 꺼내 들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유지해온 민주당표 부동산 정책 기조가 정권 교체 이후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제 완화 추진은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실제 정책이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개별 방안보다는 조세체계 전반을 손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주택자 보유세 완화…"징벌 과세 안 할 것"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중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을 기존 공시가 6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을 1주택자(11억원)와 동일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이는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뒷받침하는 법안이다. 송 후보는 지난 15일 "과도한 세금 부담은 줄이고, 시장을 존중하겠다"며 세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1세대 1주택자와 동일하게 하고,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세 부담 상한 최고세율을 기존 130%에서 110%로 조정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전·월세를 새로 계약할 때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린 '착한 임대인'에게 보유세를 50% 감면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송영길 후보 캠프 홈페이지.

종부세는 지난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정책으로 꼽혀왔던 만큼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송 후보는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쓰면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지난 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사실상 뒤집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 정부 역시 부동산세 완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바 있어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 "시장 정상화 바람직"…'선거용' 비판도

전문가들은 부동산세 완화가 그간 왜곡됐던 시장을 정상화하는 방향이라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개별 방안을 산발적으로 내놓기보다는 체계적인 개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보유세를 줄여주는 건 그간의 '조세 폭탄' 현상을 완화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이런 식의 부분적인 개편보다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등의 전면적인 개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양도세와 보유세를 낮추는 등 세금을 전반적으로 완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정상화하고 거래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세금 감면 혜택을 높여주면 다주택자들이 그간 팔지 못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방안인 만큼 실제 여야가 '부동산세 완화'로 힘을 모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지난 16일 유경준 선거대책본부장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진의로 믿을 서울시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종부세율 인하를,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영선 후보는 공시가격 상한제를 약속했지만 선거 이후 민주당은 부동산 세부담을 지속해서 올렸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부동산 보유세 완화 정책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에 불과하다"며 "자산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는 뒤로 한 채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뒤집고 있다는 비판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정책수석부의장은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집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했던 당 지침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방향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보유세 완화가 갭 투자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다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세제가 종부세만 있는 게 아니라 취득세를 가중하는 세제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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