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형 은행 파산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데요. 국내 주택 수요가 다소 위축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고요. 이런 와중에 정부의 규제 완화도 속도를 내고 있죠. 이번 주에는 올해 보유세가 대폭 줄어들 거라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정부의 연착륙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모습인데요. 집값은 지속해 떨어지고 있지만 낙폭 둔화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에선 집값이 보합권에 들어선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초, 7개월 만 하락세 멈춰…송파 낙폭 확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하락하며 전주(-0.26%)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수도권(-0.28%→-0.22%)과 지방(-0.24%→-0.22%)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집값 하락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서울 역시 6주째 하락 폭이 축소했는데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5%로 전주(-0.16%)보다 낙폭이 소폭 줄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해 있는 동남권의 흐름이 눈에 띄는데요. 구별로 보합권에 들어섰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바닥을 다지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서초구와 강동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모두 보합(0%)을 기록했습니다. 각각 7개월, 9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췄습니다.
다만 2주 전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던 송파구는 지난주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이번에는 -0.06%로 낙폭을 더욱 키웠습니다. 강남구(-0.07%→-0.11%) 역시 하락 폭이 확대했고요.
강서구(-0.37%→-0.34%)와 금천구(-0.37%→-0.31%)의 경우 지속해 서울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 하락 폭이 큰 급매물이 소진되고 일부 선호 단지 위주로 완만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매수 문의는 있지만 실질적인 매매로 이어지지 않는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전히 불안한 경기…보유세 완화 '촉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습니다. 애초 빅스텝(0.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미국 중소 은행 파산 등의 영향으로 긴축 속도를 줄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연내에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고요.
이처럼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가 금융권 유동성 위기 우려까지 더해지는 흐름이 국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다소 살아나던 수요가 다시 위축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미국 은행 파산과 여전히 높은 대출 금리 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 수요가 다시 위축된 분위기"라며 "급매물 중심으로 유입되던 수요가 3월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크게 줄 전망입니다. ▶관련 기사: 작년 '10억' 아파트, 보유세 40%↓…12억 집, 올핸 종부세 안낸다(3월 22일)
다주택자의 경우 집을 보유하는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당장 매물을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런 정부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매 수요는 조금씩 회복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3이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3으로 지난주(68.4)보다 0.9포인트 올랐습니다. 3주째 상승세입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윤 팀장은 "그간 보유세 부담 때문에 매매를 꺼리던 실수요층은 앞으로 세금보다는 가격과 금리 등을 비중 있게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정책 효과가 집중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폭도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