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출퇴근하기에 지하철, 버스, 자가용 모두 편리합니다. 2호선 지선도 그렇게 불편하진 않아요" - 40대 남성
"청약은 넣을 생각인데 철길이라 소음은 걱정돼요. (전용면적) 84㎥는 저층밖에 없어 청계천 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 30대 부부
지난 8일 오전 9시50분, 5호선 답십리역 8번 출구 앞 건물에 50명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이날 문 연 '청계리버뷰자이'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해서다. 점심 즈음 다시 찾았을 때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100여명으로 불어났다. 대기줄이 건물 끝까지 길어졌다. 분양 관계자는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이 60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청계리버뷰자이는 서울 성동구 용답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지하 2층~지상 35층, 14개동, 1670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A·B·C) 359가구, 73㎡ 292가구, 78㎡ 142가구, 84㎡ 4가구 등 총 797가구다.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59㎡ 10억4420만원, 73㎡ 12억50만원, 78㎡ 12억6730만원, 84㎡ 12억7710만원이다.
천호대로변 2·5호선 트리플 역세권
견본주택 2층에는 59㎡A형과 73·78·84㎡형 등 4개 유니트가 마련됐다. 30대 신혼부부는 "신혼 특별공급으로 73㎡나 78㎡ 청약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 하나 키우기에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50대 부부는 "자식들은 곧 분가할 거라 둘이 살기엔 73㎡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교통과 분양가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봤다. '청계리버뷰자이'의 가장 큰 장점은 천호대로변 5호선 답십리역 8번 출구가 바로 앞이라는 점이다. 지선이긴 하지만 2호선 신답역과 용답역도 가깝다.
인근 '힐스테이트청계'에 거주 중이라는 40대 남성은 "미취학 자녀 둘까지 4인 가족이라 73㎡가 괜찮아 보인다"며 "직장이 강남인데 출퇴근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자차 모두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답역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그렇게 불편하진 않다"며 "성수에서 갈아타고 왕십리로 가면 웬만한 곳은 30분대라 교통이 괜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59㎡ 견본을 둘러보던 60대 여성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속하는 데다가 답십리, 신답, 용답 3개 역세권인 게 좋다"며 "마포에서 분양한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보다 분양가도 낮고 훨씬 대단지라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239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는 전용 59㎡ 11억4330만원, 84㎡ 15억9500만원에 공급됐다. 비싸다는 말도 많았지만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56.1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청약 마감했다.
검단 사태를 겪은 GS건설의 자이 브랜드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아 보였다. 견본주택을 찾은 30대 부부는 "딱히 별 생각 안 해봤다"고 전했다. 마장동에 사는 70대 여성은 "앞으로 잘 지으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청계천 뷰' 84㎡는 4개뿐…학군·상권 아쉬워
학군은 약점으로 꼽힌다. 학구도안내서비스를 보니 청계리버뷰자이에서 배정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학교는 각각 용답초등학교(직선거리 810m), 마장중학교(731m), 도선고등학교(공학, 2km)다. 길 건너 답십리초등학교가 가장 가깝지만(556m)는 동대문구라 배정받을 수 없다.
용답초로 가기 가장 가까운 106동 부근에서 걷기 시작하니 정문까지 9분이 걸렸다. 횡단보도로 찻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는 동선이다. 하지만 철길을 끼고 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좁은 다세대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야 했다. 답십리역 쪽 천호대로변으로 길로 돌아가면 도보 15분(네이버 지도) 소요된다.
신답역 1번 출구로 나와 걸으면 왼편에 '청계SK뷰'와 '청계리버뷰자이' 공사 현장이 있다. 오른편에는 2호선 지선의 철길(지상철)이 있는데 청계리버뷰자이 근처부터는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다세대 주택이 많은 나오는 곳부터는 일반벽이라 소음이 다소 거슬렸다.
용답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호선 지선 소음에 대해 "골목을 걸을 땐 그럴 수 있는데 집 안에서는 잘 안 들린다고 하더라"라며 "전철이 출퇴근 시간에는 5분마다 오는데 오후엔 10분에 한 대씩이라 소음 문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뒤편 골목에서 만난 30대 부부는 "청약은 넣을 생각인데 철길이라 소음이 걱정돼서 방음벽을 한번 보러 왔다"며 "84㎡는 저층밖에 없어 청계천 뷰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걸 감안하고 청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권은 규모나 거리가 애매했다. 용답역에서 답십리역까지 식당이 많은 푸르미르 로데오거리가 조성돼 있고 답십리역 너머 동대문구로 가면 동부시장, 현대시장이 있다. 큰 마트나 백화점은 도보권에 없다. 하지만 마장동에 사는 80대 여성은 "경동시장이나 홈플러스(용두역), 이마트(왕십리역), 롯데백화점·마트(청량리역) 다 다닐만 하다"고 말했다.
분양가 '나쁘지 않다'는 이유
전문가들은 청계리버뷰자이가 2·5호선 역세권인 만큼 분양가가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바로 옆에 있는 '청계SK뷰'는 지난 8월 청약 당시 59㎡ 9억6990만원(최고가), 84㎡ 13억4178만원에 공급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힐스테이트청계(2018년 입주)'와 '청계한신 휴플러스(2010년)'는 84㎡의 가장 최근 거래가격은 12억8000만원, 11억5000만원이다. 두 단지는 동대문구지만 청계리버뷰자이에서 바로 길 건너에 있다.
전농뉴타운에 속한 '래미안크레시티(2013년)'와 '래미안위브(2014년)'는 84㎡가 12억6000만원, 12억3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두 곳은 2400가구, 2600가구 수준의 대단지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준신축 힐스테이트청계와 10년 차이를 벌리는 새 아파트라 청약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역시 "(분양권 가격이) 힐스테이트청계, 래미안크레시티 등과 비슷해지고 입주 후에는 더 높은 호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봤다.
용답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옆 노후주택가가 재개발돼 청계SK뷰, 청계리버뷰자이처럼 청계천을 낀 대단지 아파트 촌이 된다면 답십리역 주변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웬만한 단지는 역세권이라 입지보다 가격이 더 중요하다"며 "시세 수준은 맞췄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답십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인근 아파트 시세가 9억원을 넘기기 어렵더라"라며 "전농뉴타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차라리 뉴타운에서 급매 나오는 걸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동대문구는 84㎡가 10억원 수준인데 용답동은 성동구지만 동대문구에 가까운 지역"이라며 "그래도 서울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전용 84㎡ 12억원대가) 무리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