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대전 한국철도공사에서 열린 'KTX 개통 20주년 기념식'에서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CHEONG-RYONG, 개발명 EMU-320)'을 공개했다. 국내기술로 만든 첫 고속열차 'KTX-산천'을 2010년 3월 영업운행에 투입한지 14년 만이다.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은 100% 국내 기술로 국토부와 현대로템 등 민관이 함께 개발했다. 최고 영업속도가 시속 320km로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 기존 KTX-1 및 KTX-산천(운행최고속도 시속 300km)보다 6.7% 높은 속도다.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352km에 이른다. 국산 부품화율은 86.9%로 산천(87.8%)에는 조금 못 미친다.
기존과 KTX와 다른 특징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라는 점. 앞뒤로 기관차(동력차)가 있어야 하는 동력집중식과 달리, 동력분산식은 자체에 동력을 갖춘 객차(동력객차)와 제어차로만 구성된다. 2021년부터 경강선 등을 달린 KTX-이음(EMU-260)도 동력분산식이지만 시속 200km대 노선에만 투입됐다.
KTX-산천의 경우 앞뒤에 동력차가 붙어 1편성이 10량이다. 하지만 KTX-청룡은 8량뿐인데도 같은 길이의 열차에서 객실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편성당 좌석수는 산천 대비 136석(35.8%) 많은 515석이며, 의자-무릎 거리는 126mm, 좌석통로폭은 604mm로 각각 20mm, 154mm 더 확보된다.
특히 더 많은 바퀴에 동력이 실리는 만큼 가속 성능이 우수하다. 시속 300km 도달시간이 KTX-산천은 5분16초였지만 KTX-청룡은 3분32초로 1분44초 빠르다. 역 간격이 비교적 짧은 우리나라 지형과 특성에도 맞지만, 대부분이 동력분산식인 세계 고속철도 시장에 진출하기도 좋다는 평가다.
아울러 좌석마다 개별 창문이 있고, 220V 콘센트, 무선충전기, USB포트가 설치돼 있다. 우등실에는 유튜브 등을 시청할 수 있는 VOD(주문형 비디오)도 설치된다.
우선 5월부터 코레일에 2편성이 도입돼 경부선(행신~부산)과 호남선(용산~광주)에서 운행된다. 서울~대전~동대구~부산 2시간17분, 용산~익산~광주송정 1시간36분에 닿는 '급행 고속열차'를 늘리는 데 투입된다. 현재 일 편도 2회가 6회로 확대 운행되는 것이다.
이 효과로 경부·호남선 각각 공급좌석이 주중 1030석 늘어날 예정이다. 선로용량 한계가 있는 주말에는 경부선에만 300석 증가(중련운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원을 경유하는 경부선 KTX도 일 4회 증편(3820석 증가)된다.
KTX-청룡의 운임·요금은 기존 KTX와 같다. 신형 고속열차는 2027년말부터 다음 해까지 코레일 17편성, SR 14편성 등 31편성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2004~2024' KTX로 확 바뀐 20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개통 20년을 맞는 지난 4월1일 시점의 KTX 누적 탑승객이 10억5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5000만명의 국민이 20번 넘게 KTX를 탄 셈이란 설명이다.
코레일은 2004년 경부선(서울~부산), 호남선(용산~목포)을 시작으로 2011년 전라선(용산~여수엑스포), 2017년 강릉선(서울~강릉), 2021년 중앙선(청량리~안동), 중부내륙선(부발~충주) 등에 차례로 KTX를 개통했다.
첫해 2개 노선 20개 역에만 다니던 KTX는 현재는 8개 노선의 69개 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운행횟수는 토요일 기준 369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교통 패러다임이 바뀐 것도 숫자로 보인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03년 12%에 불과했지만, 2012년은 60%로 비중을 5배 키웠다.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8%에서 69%로 2배 가까이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3만명, 연간 이용객은 8400만명을 넘겼다. KTX가 달려온 누적 운행거리는 6억4581만km로 집계됐다. 이는 지구(둘레 약 4만km)를 1만6150바퀴 도는 것과 같다. KTX를 이용한 승객의 누적 이동거리는 2634억km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억5000만km의 1760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