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세금의 궁금증을 명료하게 풀어드립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세금 이야기를 소개하고, 절세 방법까지 콕 짚어 전합니다. 나에게 찾아온 세금,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편집자]
"제가 받기로 한 급여보다 왜 만원 넘게 적은 거죠?"
지난 추석을 앞두고 일당 7만원에 5일간 택배 수하물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한 김모씨(25)가 급여 통장을 확인해보니 33만8450원이 찍혀 있습니다. 총 35만원을 받는 줄 알았는데 만원 이상 적게 들어온거죠. 업체에 따져 물으니 "세금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씨처럼 첫 알바에서 예상했던 액수 보다 적은 돈을 받고 황당해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요. 무심코 넘어가지 마세요. 적게 들어온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사라진 1만1550원의 정체부터 알아보겠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 알바비에서 떼인 '사업소득세'
모든 거래에는 세금이 동반됩니다. 노동력을 거래한 김씨가 못 받게 된 1만1550원도 세금입니다. 여기에서 1만500원은 세율 3%가 적용되는 국세인 사업소득세이고, 1050원은 0.3% 세율로 거둬지는 지방 주민세입니다.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이 빈다면 세무 문제가 아니라 '노무문제'일 공산이 큽니다. 지각 처리 등으로 업무 자체를 일부 인정받지 못했거나 사장이 고의 또는 실수로 적게 지급한 것일 수도 있겠죠.
모자란 금액이 급여의 3.3% 정도라면 '사업소득세+주민세'가 원천징수됐다고 보면 됩니다. 김씨가 자신의 영리활동에 대해 낼 세금을 업체가 국세청에 미리 내줬다는 의미입니다.
사업소득세와 헷갈릴 수 있는 개념으로 기타소득세가 있는데요. 급여에서 뗀 부분이 4.4%라면 기타소득세로 원천징수 된 겁니다. 대개 공모전 상금과 같은 우발적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처리하지만 업체에 따라 알바생 인건비를 기타소득으로 처리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 알바비에서 세금을 어떻게 공제한 건지 확인하려면 사업주로부터 사업소득 원천징수 자료를 받아보면 됩니다.
# 세금까지 내주는 착한 사장님(?)
하지만 주변에는 세금을 공제하지 않고 받기로 한 돈을 모두 받은 사례도 적지 않은데요.
업체가 알바생을 일용직으로 신고해 알바생에게 지급하는 돈을 비과세 받은 경우입니다.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수당은 하루 최대 10만원까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원천징수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또 '마음씨 좋은 사장님'이 알바생의 세금을 대신 내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약속한대로 일당을 주고 그에 대한 원천징수세는 업체가 별도로 납부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편법을 의심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업체가 각종 사유로 인건비를 다른 비용으로 세무처리할 경우 알바생에 대한 원천징수영수증을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세금도 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식회계에 해당되는 '꼼수'이고요. 통상 '천재지변'과 같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업체가 원천징수 의무를 면제받습니다.
# 연소득 2500만원 이하 환급 가능
사업자가 원천징수한 세금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알바로 번 소득이 연간 수천만원대가 아니라면요.
김용현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스 대표회계사는 "업종별로 비용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달라 정확한 금액을 말하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연간 소득이 2400만원 미만이라면 단순경비율을 적용받아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대부분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 5년간 소득에 대해서도 신고와 환급이 가능합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의 '종합소득세 신고' 코너에서 경정청구를 하면 됩니다.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신분증을 가지고 관할 세무서에 방문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실 관계자는 "과거 5년 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원천징수된 급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올해라도 기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한해 소득에 대한 신고 및 경정청구는 이듬해 5월부터 가능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