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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기 십계명]③연습 그린에 30분 일찍

  • 2019.11.13(수) 17:46

[골프워치]
늦가을 빠른 그린은 하늘이 준 기회
'상대방 쓰리 퍼팅 할 때 투 퍼팅으로만 해도'

기량이 비슷하다면 늦가을 골프 승부처는 퍼팅이다.

늦가을 골프는 잔인한 유혹이다. 가슴 터질 듯한 푸른 하늘. 핏빛 단풍. 만추(晩秋) 필드가 나를 부른다. ‘빚을 내서라도 나가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어찌 뿌리치랴. 가슴 뛰는 그 유혹을.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 그곳에서 맞보는 좌절과 아쉬움. 겪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한해살이를 해 본 골퍼라면. ‘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는 법’을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정리한다. 순수 독학 된장 골퍼 주제에 프로까지 된 김 위원 아니던가?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말하는 비결을 들어보자. 간단하지만 놓치기 쉬운 그 비결을.  [편집자]   

 

한 해 중 그린 스피드가 가장 빠른 계절은 언제일까? 다음 보기 중에서 고르기 바란다.

1. 봄, 2. 여름, 3. 가을, 4. 엿장수 맘대로.

정답은? 바로 3번 가을이다.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을 왜 하냐고 따진다면 이미 구력이 있는 골퍼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면 아직 햇병아리 골퍼이고. 듣기 서운해도 할 수 없다. 사실이 그런 것을. 클럽을 처음 잡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3번을 골랐다면? 객관식 시대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수 있다. 출제자 의도를 잘 파악한다는 얘기 아닌가? 칼럼 큰 주제가 ‘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기 십계명’이니 당연히 가을 얘기를 할 것이라고.

그렇다. 늦가을 그린은 빠르다. 얼마나 빠르냐고? 상당히 빠르다. 어떤 곳은 무지막지하게 빠르다.

퍼팅깨나 한다고 자부하는 골퍼라도 쓰리 퍼팅 한 개도 안 하고 넘어가기 어려운 계절이 바로 늦가을이다.

이 때가 기회다. 적은 노력으로 라이벌을 침몰시킬 수 있는 절호인 기회. 라이벌이 퍼팅 그린에서 절절 맬 때 내가 밥값만 또박또박 해낸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만으로도 몇 타 차이가 난다. 퍼팅이 샷에 미치는 영향까지 합치면 차이는 더 커진다.

늦가을 승부처는 퍼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남은 일은 당연히 퍼팅을 잘 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퍼팅을 잘 할 수 있냐고? 바로 연습 그린에 일찍 가야 잘 할 수 있다.

에이! 그런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런 힐난은 내 얘기를 마저 듣고 해도 늦지 않다.

빠른 그린에서는 옆 브레이크가 많이 먹는다. 같은 경사라도 더 많이 휜다는 얘기다.

어느 정도 많이 휘느냐고? 지면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바로 그것을 눈으로 보고 본능을 일깨워야 한다.

그린이 빠르면 또 내리막에서 멀리도 굴러간다. 내리막이 살짝 있는 데서도 툭 치면 저~어~기까지 떠내려가기 십상이다.

얼마나 살살 쳐야 하는 지 또한 수치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직접 해 보는 수 밖에.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일찍 연습 그린에 가야 하는 것이다.

직진 퍼팅을 잘 하고 있는지 스트로크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열 발짝, 스무 발짝 긴 퍼팅 거리감을 익혀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짧은 거리 사이드 브레이크(옆으로 휘는 경사) 퍼팅 연습을 게을리 하면 말짱 헛일이다. 갖다 붙이면 뭐 하는가? 마무리를 못 하는 데.

옆 경사는 그렇다 치고 어프러치를 짧게 해서 내리막 어프러치를 안 남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은 쉬운 데 잘 안 된다. 그린이 빠르기 때문이다.

빠른 그린에서는 어프러치 샷을 착착 세우기 쉽지 않다. 귀신 같은 아이언을 갖고 있어도 조금만 잘못 떨어지면 볼이 핀을 지나친다.

오죽하면 아예 그린에 올라오지 못하는 편이 홀을 지나치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를 할까? 그린이 빠른 계절에는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얘기다.

뭘 해야 할 지는 알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얼마나 일찍 가야 한다는 얘기냐고? 내 경우엔 적어도 30분을 연습 그린에서 보낸다. ‘적어도’이다. 많을 때는 한 시간 이상 연습 그린에서 보낸다.

뻥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나와 같이 라운드 해 본 사람은 안다. 체크 인 할 때 보면 분명 이름이 있는 데 사람은 안 보인다는 사실을. 그럴 때면 이미 한참 전부터 연습 그린에 있다는 것을.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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