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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修球初心):김용준 골프 레슨]②말을 바꾸면 골프가 바뀐다

  • 2019.11.14(목) 10:47

[골프워치]
무심코 내 뱉는 한 마디가 '좌절 부메랑'
긍정적 말 습관로 더 멋진 골퍼 될수 있어

전북 임실군 옥정호 붕어섬. 이 섬이 아일랜드 파3 홀로 보인다면 당신은 진정한 골퍼다.

[수구초심(修球初心)]은 김용준 전문위원이 풀어가는 골프 레슨이다. 칼럼명은 '여우가 죽을 때 고향 쪽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인 고사성어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살짝 비틀어 정했다. '머리 수(首)'자 자리에 '닦을 수(修)'자를 넣고 '언덕 구(丘)'자는 '공 구(球)'자로 바꿨다. 센스 있는 독자라면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그 뜻을 알아챘을 것이다. 처음 배울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골프를 수련하자는 뜻이라는 것을. 김 위원은 경제신문 기자 출신이다. 그는 순수 독학으로 마흔 네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골퍼가 됐다. 김 위원이 들려주는 골프 레슨 이야기가 독자 골프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그 이유를 모르기야 하겠는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 말이다. 그것이 겸손한 말이라는 것을. 가끔은 곧 겪을 민망함을 덜고자 하는 방어기재이기도 하고.

“내가 프로가 될 것도 아니고”. 골프를 가르치면서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기본기를 넘어 조금만 더 원리를 설명해 주려고 할 때 듣는 쪽이 내뱉는 이 말. 무심코 던지지만 이미 마음을 닫았음을 알게 해주는 말. 낚시질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려는 순간 나오는 그 한 마디. 가르치는 나를 좌절하게 하는 말이자 배우는 그 스스로를 영원히 바닥에 머무르게 하는 셀프 저주다.

“아니 혼자만 먼저 와서 연습하다니, 비겁하게”. 서둘러 와서 연습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하거나 몸을 풀고 있는 골퍼에게 그날 같이 플레이를 할 다른 골퍼가 던지는 이 말. 골프장 스타트(라운드를 시작할 때 모여서 출발하는 골프장 속 작은 광장)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듣는 이 말. 이 너스레가 당신 골프뿐 아니라 다른 이의 골프까지 죽인다. 소중한 라운드를 최상인 컨디션으로 맞으려 연습하는 그 골퍼가 진정 비겁하단 말인가? 비겁한 이는 연습하는 그가 아니라 바로 이 말의 임자 아닐까?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죠”. 기가 막힌 어프러치로 파를 잡아내거나 멋진 퍼팅으로 버디를 낚고 나서 다른 플레이어가 칭찬할 때 내뱉는 말 습관. 당신은 굿샷을 순전히 운으로만 하는 보잘것없는 존재인가?

당신은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절대로. 그런 말 습관으로는 결코 고수가 될 수 없다. 말이 생각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바로 당신의 그 말이 당신 생각을 바꾸기도 하니까.

이렇게 고쳐 말해보면 어떨까? “나는 반드시 싱글 핸디캐퍼가 될 것이다”라고. “혼자 일찍 와서 연습하다니. 역시 잘 치는 비결이 따로 있었군”이라고. 또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군요”라고.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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