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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기 십계명]④'텍사스 웨지'를 잡아라

  • 2019.11.18(월) 08:00

[골프워치]
그린 주변에선 '웬만하면' 퍼터로 어프로치
프로도 심심치 않게 사용 '자존심보단 실속'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줄기. 저 멀리 희미한 능선을 따라 걷고 또 걷는 것이 지리산 종주다. 골프도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가야할 길이 보인다.

늦가을 골프는 잔인한 유혹이다. 가슴 터질 듯한 푸른 하늘. 핏빛 단풍. 만추(晩秋) 필드가 나를 부른다. ‘빚을 내서라도 나가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어찌 뿌리치랴. 가슴 뛰는 그 유혹을.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 그곳에서 맞보는 좌절과 아쉬움. 겪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한해살이를 해 본 골퍼라면. ‘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는 법’을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정리한다. 순수 독학 된장 골퍼 주제에 프로까지 된 김 위원 아니던가?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말하는 비결을 들어보자. 간단하지만 놓치기 쉬운 그 비결을.  [편집자]

텍사스 웨지’가 뭔지 아는가?

잘 안다고? 자주 쓰고 있다고? 그렇다면 최소한 중상급 자 골퍼다.

알긴 아는데 여간해선 쓰지 않는다고? 아직은 꿈이 많은 골퍼일 것이다. 실속보다 자존심을 더 중시하는 골퍼일 테고.

‘텍사스 웨지’가 뭔지 모른다고? 샌드 웨지나 어프러치 웨지 따위는 들어봤어도 ‘텍사스 웨지’는 못 들어봤다고? 그렇다면 아직 초보 골퍼다.

중상급자라면 이미 아는 얘기지만 ‘텍사스 웨지’는 늦가을 라운드 때 필수품이다. 그런데 골프용품 샵에서는 살 수 없다. 왜냐고? 팔지 않으니까. 그럼 어디 가서 구해야 하냐고? 당신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텍사스 웨지’는 골프 클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린 주변에서 퍼터를 쓰는 것을 일컫는 말이지.

볼을 그린 바로 근처까지 잘 몰고 왔다고 하자. 물론 늦가을 라운드에서다. 핀(홀)까지 남은 거리는 스무 발짝 남짓이라고 가정하자. 이 때 습관적으로 웨지를 잡았다간 톱핑이나 뒷땅을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 이럴 때 꺼내 드는 것이 ‘텍사스 웨지’다.

볼이 놓은 자리에서 그린 입구까지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나 같으면 무조건 텍사스 웨지다. 두 발짝이면? 그래도 무조건 쓴다. 세 발짝이면? 웬만하면 텍사스 웨지다. 네 발짝이면? 안 쓸 이유가 없다.

얼마 전 미국 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 경기를 해설하면서 내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그린 입구에서 스무 발짝도 더 떨어진 자리에서도 ‘텍사스 웨지’를 잡는 장면을. 골프 경기 해설도 하느냐고? 그렇다. 스포츠 전문 방송사 아이비스포츠가 운영하는 골프 전문 채널 ‘더골프채널코리아’에서 해설 위원도 맡고 있다.

아차, 얘기가 잠시 딴 곳으로 샜다.

스무 발짝 남짓한 텍사스 웨지 샷을 본 것은 바로 아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경기였다. 텍사스 웨지는 기후가 건조해서 그린 주변이 바싹 마르기 십상인 텍사스 지역 골퍼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결이라 붙은 별명이다. 그 대회가 열린 피닉스도 건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늦가을 그린 주변도 텍사스 못지 않게 바싹 말라 있고.

왜 그린 주변에서 퍼터 잡는 것을 권하느냐고? 바로 다음 같은 이유 때문이다.

퍼터는 14개 클럽 가운데 다루기가 가장 쉽다.  당연히 긴장했을 때도 실수가 제일 적다. 핸드 웨지(손으로 볼을 던지는 반칙)가 가장 다루기 쉬운 것 아니냐고 따진다면 악당이다.

또 텍사스 웨지로 친 샷 결과는 웬만하면 수긍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웨지로 쳐서 홀에 서너 발짝 붙였다면 아쉬워하기 마련이다. 퍼터를 잡고 그 거리만큼 붙였다면? 대게 무난하게 쳤다고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이다.

늦가을 그린 주변에서는 텍사스 웨지 즉, ‘퍼터’가 한 몫 한다. '퍼터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 언제든' 잡아라.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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