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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의 ‘바둑 경영’

  • 2015.01.13(화) 17:54

아마 6단, 바둑영재 후원
매순간 의사결정, 바둑과 닮아

 

"바둑은 흑백의 조화로 무한한 세계를 창조한다."


구자홍(69세) LS미래원 회장은 지난 2000년 한국 기원으로부터 아마 6단을 공인받은 재계의 바둑 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개인 홈페이지에 '바둑 사랑'이라는 코너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마니아'이기도 하다.

 

▲ 구자홍 LS미래원 회장.

구 회장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인 구태회(92세) LS전선 명예회장 덕분에 바둑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었다.


중학생 때, 정치인이었던 아버지가 집에 찾아 온 손님들과 대국하는 것을 보며 어깨 너머로 바둑을 배웠다. 그러다 한국 바둑의 대가인 조남철 선생의 '위기개론'을 읽으면서 바둑에 푹 빠져들었다.


경기고 재학시절에는 바둑 실력이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그는 "친한 단짝이 바둑을 좋아해 자주 두다 보니 기력이 조금씩 늘었다"고 회고했다.


구 회장의 바둑 사랑은 LG상사 입사 후에도 변함없이 지속됐다. 그는 사내 바둑 동아리 '쌍립회'에 가입해 밤새 바둑을 두며 동료들과 친목을 다졌다. 경영자로 활동할 때도 짬짬이 틈을 내 바둑TV 주요 방송을 녹화해 볼 정도로 그의 바둑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그는 평생 바둑 인생에서 조훈현, 이창호 국수와의 대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1999년 말 바둑TV 주최 유명인사 초청대국에서 조훈현 국수와 4점 대국을 둬 5집 차로 이겼다. 이창호 국수와는 2000년 전주 한마음 바둑대회에서 4점 대국을 해 4집 차로 패한 경험이 있다.


구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바둑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창의력과 파트너십이 요구되는 스포츠다"라며 "일에 있어서도 이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한데 바둑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기업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구 회장은 "바둑은 부분적인 전투에서 출발해 전체를 염두에 두고 둬야 한다"며 "'승리'를 염두에 두고 매일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구 회장은 또 바둑이 ‘혁신’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바둑판 위에서 흑백의 바둑알이 조화되어 무한한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이 기업의 '가치혁신경영'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국내외 바둑 보급과 영재 양성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1997년 'LG전자바둑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 지난 2003년까지 LG그룹에서 활동하며 'LG세계기왕전'과 '러시아 LG바둑대회' 등을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늘날 한국 바둑계를 이끌고 있는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등 쟁쟁한 바둑 기사가 배출됐다.

 

LS그룹 출범 후에도 그는 매년 남녀 1명씩 선발해 'LS 바둑 꿈나무'로 키우는 바둑 영재 양성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끌어 오고 있다.


■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공부했다. 지난 1973년 반도상사(현 LG상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1987년 LG전자로 옮겨 2003년까지 근무했다. LG그룹에서 독립해 나온 LS전선, LS 산전에서 지난 2004년 1월부터 회장직을 지냈다. 2008년 7월 LS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13년 사촌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 줬다. 현재 LS미래원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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