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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적자기업의 `고액` 경영자를 위한 변명

  • 2015.04.03(금) 10:46

경영자도 근로자..적정보수 받을 권리
반기업정서 문제일 듯..'재계의 숙제'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2014년도 한 해 기업은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는 거액의 보수를 받았다고 해 논란이 됐는데, 왜 그런지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맨트>
지난달말 상장기업들의 사업보고서가 일제히 공시되면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경영진들이 공개 됐습니다. 그 중에서 기업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영자들이 고액 보수를 받았다고 비난 받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그 비난의 근거와 원인이 무엇인지,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의 양효석 기자와 얘기 나눠보죠.

 

<앵커1>
양 기자 (네, 비즈니스워치 편집국입니다)
자. 적자인데 고액보수를 받았다고 비난받는 기업인은 누굽니까?

 

<기자1>
우선 이번 조사와 발표는 재벌닷컴이 2014년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실시한 것인데요. 일부 언론사들이 그 내용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죠.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경영 실패나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낸 기업인데도 고액 보수를 받은 경영진이 119명이나 됐다는 것인데요. 119명 가운데 주요 관심대상인 10대 그룹만 떼서 보면 42명이 해당됩니다. 

 

대표적으로 거론됐던 경영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재벌그룹 오너 가족이 있습니다.

 

<앵커2>
자! 기업은 적자인데 CEO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얼핏 들으면, 바로 욕이 튀어나올 만한 이슈입니다. (그렇죠)
그런데, 양기자. (네) '회사가 적자면 급여를 받지 말아야 한다' 이 도식이 맞는 얘깁니까?

 

<기자2>
비난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이런 것 같습니다. 기업이 적자를 낸 것은 경영자가 경영을 잘못했기 때문이니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하는데, 오히려 고액 보수를 받았으니 잘못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보여 집니다.

 

실제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작년 7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동부메탈에서 12억원의 보수를, 1조원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동부제철에서 10억원을 받아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46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한진해운에서 퇴직금 52억원을 포함한 보수 57억원을 받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이 2055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보수로만 26억원을 받았다고 해서 거론됐지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4117억원의 순손실을 낸 한화건설에서 23억원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9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코오롱에서 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해서 마찬가지로 언급됐습니다.

 

<앵커2-1>

네, 그런데요?

 

<기자2-1>
그런데, 그 점에 대해 제가 오히려 질문을 하나 드려볼까 합니다. 적자기업의 경우 경영자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 보수도 깎거나 아예 받지 않아야 할까요?

 

<앵커3>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난리가 나겠죠. 누가 일을 하겠어요? 월급도 안나오는 회사에서. NGO도 아니고. 노조라도 있으면 더 큰 일이 나겠죠.

 

<기자3>
맞습니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적자기업이라고 해서 경영자가 받아간 보수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좀 문제있어 보입니다. 적자가 꼭 경영자만의 책임이라고 보긴 어려울테니까요.

 

다만 적자인데 인센티브를 많이 받았다거나, 외국의 모 금융사처럼 수천억원을 받았다거나, 경영자가 비리를 저질렀다거나, 경영자의 경영판단이 중대한 실수여서 적자를 내는데 큰 원인이 됐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그래서 다른 각도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앵커4>
다른 각도라. 무슨 각도 말입니까?

 

<기자4>
네. 적자기업 CEO가 고액보수를 받아 비난받고 있는 현실은 아마도 반기업 정서가 남아 있어서 그런것 아닐까 라는 생각입니다.

 

<앵커4-1>
반기업 정서요?

 

<기자4-1>
네. 상장사의 경우 주주가 있고 이사회가 있어서 오너 또는 경영자 1인에 의해서만 경영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반인들은 오너경영인이 기업을 좌지우지 하고 기업이 잘못되거나 적자를 내면 전부 오너경영인의 잘못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시장점유율 순으로 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입니다. 그런데 CEO 보수는 LG유플러스-SK텔레콤-KT 순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 '기업은 3위 인데 CEO 보수만 1위다'고 비아냥 거릴 수도 있지만, 회사입장에선 다릅니다. CEO에게 보수로 몇억, 몇십억원 주더라도 만약 몇백억, 몇천억원의 경영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인 것 아닐까요. 그러니 너무 기업인들을 도덕적 잣대로만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바램이자 숙제입니다.

 

<앵커마무리>
하긴, 기업을 도덕적인 잣대에 맞추면 모든 기업들이 '아주 착한' 사회적 기업이 됐어야 했겠죠. 재밌는 시각이네요. 양 기자. 오늘 얘기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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