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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甲乙)' 없애는 롯데마트, '카톡'으로 소통

  • 2015.03.08(일) 08:00

모든 계약서 '갑을' 표현 삭제
'소통폰' 도입, 파트너사 의견청취

롯데마트가 모든 계약서에서 '갑(甲)'과 '을(乙)'이라는 표현을 없앤다. 카카오톡과 휴대폰 문자를 활용해 파트너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갑작스러운 내부 일정이 생겨도 파트너사와 약속을 준수하는 문화도 정착시키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8일 갑을문화제 개선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신(新) 문화 실행'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갑을'이라는 표현은 원래 계약당사자를 의미했다. 그러나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으면 '갑', 없으면 '을'로 통용되면서 우리사회 비뚤어진 힘의 관계를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3년 초 대리점주에 대한 막말파문이 불러온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갑을문제' 타파를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당시 롯데마트는 계약서 상의 '갑'을 파트너사로, '을'을 롯데마트로 지칭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사내 곳곳에 "우리는 항상 을입니다"라는 포스터를 붙여놓고 인성검사와 소양교육을 거치지 않으면 파트너사 관련업무를 맡기지 않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번에는 힘의 우열이나 갈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갑을' 표기 자체를 없애 협력사와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기로 했다. 파트너사를 '갑'으로, 롯데마트를 '을'로 표기하던 기존 계약서는 모두 '파트너사', '롯데마트'로 변경된다.

롯데마트는 카카오톡과 휴대폰문자를 활용해 파트너사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파트너사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롯데마트 소통폰'을 개설했다. 홈페이지나 이메일을 통한 일방향적인 의견청취에 그치지 않고 쌍방향으로 실시간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소통폰에 올라온 사연은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에게도 전달된다.

이밖에 롯데마트는 직원들이 파트너사와 만나기로 한 날 회사에 갑작스러운 일정이 생겨도 파트너사와 약속을 먼저 준수하도록 하고, 본사 상담실이 아닌 파트너사의 생산현장이나 점포로 찾아가 진행하는 현장미팅을 장려하기로 했다.

류경우 롯데마트 대외협력부문장은 "친구들끼리 문자와 카톡을 일상적으로 나누듯 파트너사와 롯데마트도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야 한다"며 "'갑'의 입장에서 '을'로 자세를 낮추는 것이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로서 동등한 문화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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