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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한달 같다" 폴바셋 키운 석재원 대표

  • 2015.06.26(금) 09:35

매일유업 평사원 입사해 12년만 계열사 대표
7월부터 커피 가격 인하.."매출 감소 감내하겠다"

석재원(사진) 엠즈씨드 대표이사는 1976년생이다. 만 39세.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운영하는 엠즈씨드는 매일유업 계열사다. 매출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일유업의 계열사 대표치곤 어린 나이다. 그의 재능이 뛰어나겠지만, 능력만 보고 30대 직원을 대표에 앉힌 매일유업의 유연성이 돋보였다. 25일 폴바셋 브랜드 가치경영 선포식에서 석 대표를 만났다.

 


폴바셋은 2009년 1호점을 열었다. 이미 국내 커피 시장은 흘러넘치고 있었다. 폴바셋은 커피 맛으로 승부를 던졌다. 쓰기만 한 커피가 아닌, 신맛과 단맛이 강한 커피였다. 외식업에 관심이 많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의지였다.

석 대표는 2011년 초 매일유업 폴바셋 팀장을 맡았다. 2010~2011년 싱가포르 국립대와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친 직후다. 2001년 매일유업에 입사한 석 대표는 회사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공부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매일유업은 연거푸 외식사업에서 쓴맛을 보고 있었다. 하카타 타츠미, 달, 만텐보시 등 식당들이 길게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폴바셋도 매장을 늘리지 못하면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석 대표의 어깨가 무거웠다.

석 대표는 커피 전문가는 아니다. 대학 때 그는 낙농학을 전공했다. 2000년 대학 졸업 후 미국의 한 목장에서 1년간 목부(牧夫)로 일했다. “소젖도 짜고, 새끼도 받았다”고 했다. 커피는 일 때문에 뒤늦게 배웠다. 그는 “사업 때문에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며 “커피클래스에 가고 책도 읽고 남들 배우듯 커피를 배웠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사업을 맡기 전 2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10개(2011년), 18개(2012년), 23개(2013년), 37개(2014년), 58개(2015년 6월)로 늘었다. 매출은 2010년 15억원에서 지난해 274억원으로 18배 뛰었다.

석 대표는 “그저 열심히 일했다”며 “일 년이 한 달 같았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2013년 폴바셋을 독립시켰다. 100% 계열사 엠즈씨드를 만들었고, 당시 석재원 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파격이었다.

 

▲ 2003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폴 바셋(가운데)과 석재원 대표(폴 바셋 오른쪽), 바리스타들이 25일 한남동 '커피스테이션' 오픈을 기념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폴바셋의 이름을 따서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2009년 런칭했다.


폴바셋 커피는 쓰기만 한 커피와 확연히 맛 차이가 난다. 최고급 원두를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하니 가격은 비싸다. 폴바셋 룽고(Lungo)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보다 24%(1000원) 더 비싸다.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보다 비싼 커피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는 "커피 시장의 포화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 안에도 우리가 들어갈 자리는 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아딸 떡볶이를 먹는 사람이 있듯이 궁중 떡볶이를 먹는 사람도 있다”고 비유했다. 시대 흐름과도 맞아떨어졌다. “커피 1세대인 믹스커피에서 2000년대 원두 커피가 등장했고, 2009년엔 커피 고유의 맛을 즐기려는 경향과 우리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피 생두를 과하게 볶으면 타면서 맛이 평평해지고, 캐러멜 등 다른 것을 커피에 섞어 먹는 문화와 겹쳐 커피 맛이 세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 맛은 생두가 80%, 로스팅이 10%, 추출이 10%를 결정하는데, 추출 10%로 나머지 90%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엠즈씨드 직원 440명 중 바리스타가 365명에 이르는 이유다. 폴바셋 커피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만든 커피가 아닌,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커피인 것이다.

비싸지만 맛있는 커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 폴바셋이 예상외의 결정을 내렸다. 다음 달부터 커피 가격을 8% 내리기로 했다. 룽고 가격은 5100원에서 4700원이 된다.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서 음식 가격을 내린 셈이다.

매장을 늘려 박리다매로 수익을 더 늘리는 것도 아니다. 석 대표는 “매장이 급격히 늘면 관리가 불가능해진다”며 “앞으로도 직영점으로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목표 매장수도 200개다. 장사가 잘되면 프렌차이즈 방식 전환해 사업장을 마구잡이로 늘리는 여느 외식 업체에 비하면 `소박한` 목표다.

그는 “당분가 매출은 줄 수 있겠지만, 그것은 내부적으로 효율성을 높여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며 “장기적으로 고객이 점점 더 많이 이용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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