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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극복하라"…우유회사의 종합식품 도전

  • 2017.09.08(금) 10:03

[인사이드스토리]매일유업, 맥주·외식·레저 등 확장
저출산 여파 주력사업 한계..다양한 시도 나서
올 상하농원·엠즈푸드·푸드시스템 402억 투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에비스(YEBISU)가 해외 첫 진출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오루이(TsuKasa Orui) 삿포로인터내셔날 대표이사는 "에비스는 일본에서 127년간 신뢰를 받고 있는 맥주"라며 "한국 수입맥주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고, 일본 맥주 브랜드도 깊게 침투해 있어 지금이 진출 적기"라고 설명했다.

에비스 국내 유통을 맡은 곳은 엠즈베버리지다. 엠즈베버리지는 2011년 매일홀딩스(옛 매일유업)가 설립한 주류수입회사로 삿포로 맥주를 들여와 팔고 있다. 에비스는 삿포로의 맥주 브랜드중 하나로 삿포로와 매일유업 관계가 더 돈독해진 것이다.

 

엠즈베버리지 매출은 2013년 157억원, 2014년 195억원, 2015년 259억원, 2016년 293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삿포로가 순풍을 타면서다. 매일홀딩스는 우유와 분유 등 유아 제품으로 유명하지만 회사 포트폴리오를 뜯어보면 수입맥주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지난해 열린 상하농원 오픈식. 김선희(왼쪽부터) 사장, 장명식 도의원, 이호근 도의원, 김일재 부지사, 유성엽 의원, 김정완 회장 등이 참석했다.


매일홀딩스는 전북 고창군에서 농어촌테마파크 상하농원도 운영하고 있다. 상하농원은 농장체험을 할 수 있고,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매일유업은 고창군과 민간합작 법인인 상하농어촌테마공원을 설립했고 지난해 224억원과 올해 252억원 등 총 476억원을 투자했다. 내년 상하농원은 40실 규모의 호텔도 오픈할 계획이다.

2013년엔 식자재유통회사 엠즈푸드시스템도 만들었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커피와 베이커리, 냉동과일 등을 유통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강점으로 갖고 있는 유제품 사업을 식자재유통업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매일홀딩스는 2016년 50억원, 올해 4월 130억원 등을 출자하는 등 꾸준히 엠즈푸드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다.

매일홀딩스는 식당도 여럿 운영하고 있다. 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푸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를 운영중이다. 올해 5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71억원과 올해 20억원을 엠즈푸드에 증자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도 국내 매장은 매일홀딩스가 운영한다. 매일홀딩스와 크리스탈제이드싱가포르가 65대 35 비율로 투자해 합작사를 만들었고, 현재 국내에 20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커피숍 '폴바셋'은 매일홀딩스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고 있다. '폴바셋'은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 2014년 14개 , 2015년 31개 등 신규매장을 내는 등 현재 9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매일홀딩스는 유아복 회사 제로투세븐과 와인 수입사 레뱅드매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 폴 바셋


이처럼 매일홀딩스가 공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배경은 주력 사업부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분유와 우유 등 유아시장을 40년 넘게 공략했지만 최근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백색시유 점유율은 2014년 16.4%, 2015년 14.6%, 2016년 13.3% 등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는 12.9%까지 하락했다. 가공유 점유율도 2014년 19.3%에서 올 반기 14.6%까지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발효유는 8.1%에서 10.2%로, 커피 등 음료는 15.1%에서 17.2%로 각각 증가했다.

사업 다각화에 따른 고민도 있다. 대부분의 투자 회사들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시장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의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변화와 장기적인 성장동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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