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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어른들' 新소비층 부상

  • 2016.04.15(금) 16:32

키덜트 문화 힘입어 매출증가
장난감부터 걸그룹 앨범까지

▲ 롯데마트가 지난해 9월 잠실점에 오픈한 키덜트 전용관 내부 모습.

 

어린 시절의 감성과 문화를 추구하는 어른들이 늘면서 유통업계가 바빠졌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판매공간에 어른 전용공간을 마련하고, '꽃중년' 바람에 편승해 20~30대 중심의 키덜트문화를 40~50대로 확신시키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구로점, 잠실점, 판교점에 키덜트 전용관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키덜트란 아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다. 과거엔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이나 영화 속 영웅에 빠져있으면 '철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레고나 건담을 수집하고 야외에서 무선조종 헬기와 드론을 날리는 일이 경제력을 갖춘 성인들의 개성있는 놀이문화로 인정받으면서 대형마트도 이들을 겨냥해 독자적인 판매공간을 마련했다.

실제 조립·프라모델이나 피규어 상품, 무선조종 완구 등 이른바 키덜트 상품군의 매출은 매년 큰폭으로 신장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키덜트 상품군 매출은 17.2% 늘어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7.4% 증가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롯데마트는 올해 초 온라인 완구 쇼핑몰인 '토이저러스몰'에도 '키덜트존'을 열었다. 오픈 당시 '심슨 퀵퀴마트',  '파리의 레스토랑',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인기 레고 제품은 판매시작 후 30분도 지나지 않아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두터운 팬층이 있었다는 얘기다.

 

▲ 이랜드의 의류브랜드 스파오는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개봉을 앞두고 마블 캐릭터가 담긴 티셔츠를 선보였다.


키덜트 문화는 SF대작이 흥행에 성공할 때 더욱 꽃을 피운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주인공들의 캐릭터 상품을 확보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 돌입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를 앞두고는 이랜드가 뛰어들었다. 이랜드의 의류브랜드 스파오는 마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28종을 내놓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키덜트 상품들은 일부 키덜트족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왔으나 최근에는 남녀 연인들 사이에서도 커플 아이템으로 인기"라며 "이번 티셔츠는 곧 개봉할 영화와 적절히 맞물려 다시 한번 키덜트 시장의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아예 40~50대 중장년 남성을 겨냥한 기획전을 준비했다. 꾸미는 아저씨를 지칭하는 일명 꽃중년들이 온라인몰에서도 큰 손으로 부상한 점에 주목해 젊음과 가슴속 설렘을 되살릴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아재(아저씨의 낮춤말)들을 응원한다'는 표어를 내건 기획전에선 드론과 블록장난감부터 에이핑크·여자친구 등 걸그룹들의 앨범 등을 한데 모았다.

김현민 11번가 운영팀장은 "요즘 40~50대 남성들은 유행을 타고 있는 패션잡화부터 최신 스마트기기, 걸그룹앨범 등 '젊은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올해 1분기에는 40~50대 남성구매자의 구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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