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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가 코웨이에 거짓말을 시켰나

  • 2016.07.11(월) 11:14

MBK파트너스가 장악한 이사회 역할 짐작

 

코웨이가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다는 것을 처음 인지한 것은 작년 7월이다. 코웨이는 당시 니켈 검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임을 확인한 뒤 바로 제품 교환에 들어갔다. 완벽한 위기관리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숨겼다. 고객에게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니켈을 인지한 후 외부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했다. 제품교환 등으로 97% 이상 서비스를 완료했다. 참고로 부품에 사용된 니켈은 얼음정수기를 비롯해 수도꼭지, 주전자 등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4일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문은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서 이 사과문이 삭제됐다.

코웨이가 지난해 솔직하게 털어놨다면, 이번 사태의 역풍은 이 정도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 격이다. 더욱이 코웨이가 발표한 첫번째 사과문은 진정성 없는 변명만 늘어 놓고 있다. 그렇다면 코웨이는 작년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왜 숨겼을까. 회사 측 주장대로 인체에 해가 없다면 말이다.

 

그 해답을 내부 시스템에서 찾아봤다. 통상 기업이 갈림길에 서게되면 이사회가 어느 쪽으로 갈지 판단한다. 이사회는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최종 판단해 승인하고 있다. 코웨이 이사회는 지난해 김병주 회장,  윤종하 부회장, 부재훈 대표, 박태현 부사장 등 MBK파트너스 출신이 장악했다. 이중식 서울대 교수와 이준호 L.E.K.컨설팅 대표 등 사외이사도 모두 MBK파트너스가 선임한 인사들이다. 김동현 코웨이 대표만 유일하게 웅진 시절에 영입된 인사다.

코웨이는 이사회내의 경영위원회가 막강한 결정권을 쥐고 있다. 신제품 개발, 부장급 이상 임원의 채용·해임 승인, 5억원 이상의 광고비 집행 등 소소한 결정에까지 입김을 미치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김 대표와 부 대표, 박 부사장으로 구성된다. '니켈 검출 사실을 숨기고, 교체하라'는 판단이 누구에서 나왔든지, 경영위원회가 이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과거 웅진코웨이에 넘길 수도 없다. 이번에 니켈이 검출된 한뼘얼음정수기(CHPI-380N 또는 CPI-380N), 커피얼음정수기(CHPCI-430N), 스파클링아이스정수기(CPSI-370N)는 모두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인 2014~2015년에 개발된 제품이다.

특히 지난해 코웨이가 니켈 검출 사실을 처음 인지한 7월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M&A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다. 왜 니켈 검출 사실을 숨겼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코웨이는 이번 사태로 폐기손실·환불 비용으로 538억원이 발생했고, 5거래일동안 시가총액이 1조원가량 사라졌다. 만약 지난해 이 사건이 터졌다면 코웨이의 가치는 확 떨어졌을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2014년 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서 3436억원을 배당으로 챙겼다. 꼬꾸라진 코웨이 주가는 언젠가 회복할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비싸게 코웨이를 팔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땅에 떨어진 코웨이의 신뢰는 쉽게 회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때 코웨이 옆에는 '깐깐하다'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녔다. '까다롭고 빈틈이 없다'라는 뜻의 깐깐하다는 중견기업 코웨이를 믿을만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전국 1만3000여명의 코디들은 엄마와 같은 따뜻함으로 소비자들을 파고들었다. "코웨이 물은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코디들의 약속이 이번 사태로 순식간에 거짓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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