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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한파에 옷깃 여밀 틈도없는 롯데

  • 2017.03.20(월) 16:54

사드보복·검찰수사·오너가 재판 등 악재 겹겹
그룹쇄신·지배구조 개선 등 '봄맞이 스톱'


오늘(3월20일)은 춘분(春分)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고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이날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등 오너 일가 5명이 횡령 등 혐의 관련 재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봄이 코앞인데 롯데그룹은 아직 한겨울이다. 해야 할 일이 태산이지만, 안팎으로 불어닥친 한파에 옷깃을 여밀 틈도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된 검찰수사까지 겹쳤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롯데의 봄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악재들이 해소되고 신동빈 회장 주도로 그룹 쇄신작업과 지주회사 전환, 30년 숙원인 월드타워의 성공적인 오픈과 정상화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롯데의 봄'은 언제 올까?

 

◇ 중국서 불어닥친 '한파'

올해 롯데그룹의 악재는 중국에서 시작됐다. 롯데그룹이 고심끝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공급을 결정하면서다. 사드 한국 배치에 반대해오던 중국은 곧바로 롯데에 보복을 가했다. 중국 당국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마트부터 공격했다. 중국내 롯데마트에 대한 대대적인 소방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 19일 현재 총 99개의 중국 롯데마트중 79개가 영업정지 상태다. 불과 보름여만에 중국 롯데마트의 3분의 2가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롯데제과와 미국의 허쉬가 합작 설립한 초콜릿 장에 대해서도 생산중단 명령을 내렸다. 롯데칠성의 제품들은 갑자기 강화된 중국 당국의 검역 조치로 세관을 제때 통과하지 못했다. 당국의 제재 조치와 함께 관영매체를 동원한 '반(反) 롯데' 분위기도 만들었다.

롯데그룹은 유통 중심 기업이다. 중국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의 '반(反) 롯데' 정서는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24년간 10조원 가량을 투자한 중국사업의 대폭적인 축소나 철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사업이 좌초될 경우, 소강상태인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흔들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영권 분쟁에 정치적 악재까지

밖에서는 중국이 발목을 잡고 있다면 안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면세점 특혜논란이 부담이다. 검찰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 준비에 한창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했던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이후 롯데그룹은 K스포츠 재단에 75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작년 6월 검찰 수사 직전에 돌려받았다.


롯데그룹은 이미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한 상태였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독대 이후 롯데그룹이 추가 출연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는 면세점 특허권 이슈가 있었던 시기였다. 

검찰에서는 신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에 장선욱 사장을 불러 사전정지 작업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검찰 조사가 계속 진행중인 점도 부담이다. 검찰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 롯데 오너가 5명을 모두 법정에 세웠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법상 횡령 등에 관한 재판이다. 롯데 오너가 재판은 경영권 분쟁과 얽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 벽에 가로막힌 '그룹쇄신과 지배구조 개선'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자, 지난해부터 신동빈 회장 주도로 쇄신작업에 착수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그룹의 체계와 문화를 대대적으로 쇄신하면서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롯데는 이미 
2015년에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같은해 10월 67개까지 줄였다. 하지만 아직도 복잡한 구조는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지분구조가 단순해진다.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된 복잡한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신동빈 회장을 주축으로 그룹을 재정비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온 롯데가 경영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팎으로 악재가 겹친 롯데그룹이  올해 안에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하기는 어려운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한국과 미국, 북한 등의 정치적인 사안과 얽혀있어 롯데그룹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이슈도 대통령 선거와 새 정부 출범 등 정치 일정과 맞물려 언제든 롯데그룹의 발목을 붙잡는 이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신동빈 회장이 헤게모니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언제든 불거질 시한폭탄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제기된 사안이 복잡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신동빈 회장과 그룹의 행보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다음달 공식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롯데월드타워도 롯데그룹의 큰 숙제다. 30년간 막대한 비용과 이미지 훼손을 감내하며 준공했지만 워낙 큰 프로젝트라 성공적인 오픈과 정상화까지 롯데그룹은 상당기간 살얼음판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작업은 치밀한 사전준비와 시장상황, 계열사간의 시너지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롯데가 지금의 악재들을 해소하려면 빨라야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쯤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의 봄이 언제쯤 올 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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