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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 '사드 볼모'에서 언제 벗어나나

  • 2017.05.12(금) 13:19

사드 보복 속수무책‥중국과 국내서 피해 급증
새 정부 중국과 대화 움직임 '기대'‥"문제는 시간"

롯데그룹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사드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 사드 보복의 가장 큰 피해자다. 수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가 중국과 한국에서 입은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이나 산업적인 이슈가 아니어서 롯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사드 배치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려는 중국에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볼모로 잡혀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과 대화가 시작될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롯데그룹도 기대를 하고 있다. 새 정부가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 속수무책..중국·국내에서 '손실 급증'

현재 중국 롯데마트 점포는 대부분 영업정지 상태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중국내 롯데마트의 영업정지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2300억원의 증자와 1580억원의 예금 담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영업정지가 지속되면 이 자금도 고갈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마트뿐 아니라 건설사업 지연, 롯데 제품 납품 어려움 등 다른 계열사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사드 보복으로 입은 매출 손실 규모가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롯데는 사드보복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있다.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해왔던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올해 3월과 4월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15%와 20% 가량 감소했다. 약 2000억원 규모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매출 손실을 내국인 관광객들이 메우고는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 해결 기대감..'문제는 시간'


롯데그룹은 최근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이 없는 만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런 분위기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측에 공개적으로 사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내심 반기고 있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제약과 제재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드와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특사도 파견키로 했다. 현재 중국 특사로 박병석 더불어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는 등 양국간 협의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속도다. 양국 정부가 협의를 통해 진척된 사항을 도출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것이 늦어지면 늦어지는만큼 롯데그룹은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된다. 롯데그룹에는 시간이 곧 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민감한 외교 문제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의지를 갖고 본격적으로 중국 정부와 협상에 나섰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양국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동병상련..롯데 외에도 많은 기업이 타격

사드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것은 롯데그룹만이 아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국내 기업들에 전방위로 피해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이다. 핵심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2% 감소했다. 해외사업은 호조였지만 국내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면세점 판매쪽이 고전한 탓이다. 브랜드숍도 타격을 입었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 에뛰드는 29% 감소했다.

▲ 단위:억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기업들도 새 정부 출범 후 사드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사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3월부터 본격화된 만큼 2분기에 그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3월부터 본격화했으며 2분기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채널의 실적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들도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을 운영중인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8.2%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같은 이유로 지난 1분기 전년대비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4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밖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도 유가상승과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가장 부각된 곳이 롯데지만 롯데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사드 보복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빠른 시일내에 사드 문제를 해결해 중국사업이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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