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의 롯데'가 마감하고, '신동빈 원리더 체제'가 공식화되고 있다. 하지만 눈앞에 쌓여있는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신동빈 회장은 '원리더'로서 그룹의 미래청사진을 제시할 여유조차 없다.
롯데쇼핑은 24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등기이사에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38년만에 롯데쇼핑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의 모든 상장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비상장사인 롯데자이언츠와 롯데건설, 롯데알미늄에서도 임기가 끝나는대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의 퇴진으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제로 운영된다. 이미 신동빈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지만 공식적으로도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앞에는 온통 가시밭길이다. 우선 중국사업이 위기다. 중국 당국의 롯데를 겨냥한 사드 보복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 탓에 중국내 롯데마트의 3분의 2가 영업 정지 상태다. 롯데제과의 초콜릿 공장도 생산이 중단됐다. 중국사업 철수설까지 나온 상황이다.
신 회장은 아직까지 중국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신 회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롯데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에 관련해서는) 일부 오해가 있었다”며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 중국의 규제를 보고)놀랐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중국은 나의 조상이 살았던 나라다.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철수론에 대해서도 "롯데에게 중국은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소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악재가 쌓여있다.
이로인해 신동빈 회장이나 롯데그룹의 쇄신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지주사로 전환을 공표했다. 이를 위해 BU(Business Unit)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하지만 검찰수사와 재판 등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