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프랜차이즈 갑질 근절 대책'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마진규모 공개'와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가맹본부의 인건비 지원' 2가지를 '업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독소조항'으로 꼽았다.
이날 공정위는 가맹점주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필수물품 공급가격과 로열티 등 가맹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가맹계약서를 개정하고, 제빵 등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의 필수물품과 마진규모를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본사 A씨
"마진율 공개하고, 최저인건비를 분담하라고 한다. 그러면 가맹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 외식업종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마진을 공개하면 본사가 물건을 사올 때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모든 마진을 공개하면 본사는 무엇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겠느냐. 가맹사업하지 말고 직영으로만 운영하라는 이야기다."
제빵 프랜차이즈 본사 B씨
"최저임금 지원과 마진규모 밝히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가치와 지적재산권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마진구조를 밝히면 업계가 하향 평준화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갑-을관계 해소가 목적이라는데 솔직히 요즘은 점주가 갑이다. 문제가 생겨도 시끄러워질까 최대한 양보한다. 임대료와 인건비 오르고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생긴 문제인데 가맹본부만 잡겠다고 나섰다. 공정위는 본사가 가맹점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인데 이것이 공정거래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C씨
"건전한 프랜차이즈 만들려고 하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다. 대부분 치킨 프랜차이즈는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는데 로열티를 조정해 최저임금을 지원해주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는 특화된 식자재를 쓰고 있는데 가맹점주 협동조합을 등을 통해 사입(개별적인 구매)을 조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프랜차이즈 브랜드 통일성은 깨진다."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 D씨
"핸드폰과 자동차 원가는 왜 공개하지 않냐. 프랜차이즈만 이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맞지 않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본사 E씨
"가맹점주가 최저임금 인상시 필수물품 공급가와 로열티 등 가맹금을 조정하라는 내용이 있던데 어떤 내용인지 의아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다. 우리도 기업이다 보니 이윤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필수물품 거래가격은 기업 대외비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어 필수물품 거래가를 공개해도 큰 영향은 없겠지만 중소 프랜차이즈는 꺼릴 것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 F씨
"공정위에서 편의점 심야영업 단축을 추진하려 하는데 업계는 이미 실행하고 있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24시간 영업은 점주가 선택하는 옵션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와 실제 업에 있는 기업간의 온도차가 있다. 그리고 심야영업이 객단가가 높아 일부 점주들은 선호하기도 한다. 본사에서 심야영업을 강제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