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그룹 창립 27주년 행사. (사진=교촌치킨) |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프랜차이즈가 주목받고 있다. 몇몇 브랜드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부정적으로 매도되는 가운데 묵묵히 실천되고 있어 더욱 눈에 띈다."
지난 6월 교촌치킨이 자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배포했던 보도자료 문구다. 교촌치킨은 당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무려 5.59%"라며 "국내 상장기업의 통상적인 기부금 비율인 1~2%와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은 지난 3월 창립 27주년 행사에서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후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고, 치킨업계 최초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배달료를 공식화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힘썼다.
교촌치킨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답게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데다 기업 이미지도 좋은 편이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장 흑역사'를 깰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 불매운동이 확산할 경우 가맹점의 피해도 우려된다. 그러면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 권원강 회장 6촌의 직원 폭행 논란 '일파만파'
그러나 교촌치킨의 노력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강 회장의 6촌이자 교촌에프앤비의 권순철 상무가 지난 2015년 직원들을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다.
동영상의 파장은 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곧장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하루 사이에 십여 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강 회장은 부랴부랴 사과문을 내놨다. 사과문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저의 불찰이자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폭행 사건의 전말과 기타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사건들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폭행 동영상의 주인공인 권 상무는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 교촌치킨 홈페이지 캡처 |
그러나 이번 사건이 단순히 오너 일가 중 한 명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기업문화 전반의 문제라는 점에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교촌치킨은 해당 동영상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2015년 4월 권 상무를 퇴사 처리했지만 다음 해 곧바로 복직시켰다. 그는 오히려 임원 승진과 함께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주요 업무를 맡아왔다.
강 회장은 권 상무의 복직과 관련해 "친척 관계가 아닌 교촌 직원으로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더 커졌다. 오너 일가가 아니라면 일탈행위로 강제로 퇴사했다가 복직과 함께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오너 일가 위주의 기업문화로 내부감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 브랜드 이미지 타격…가맹점 피해도 우려
이번 사건으로 교촌에프앤비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함께 상장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불황과 경쟁심화 등으로 업종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 기업공개 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이 와중에 이번 일로 교촌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이 실제로 확산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경우 상장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오너 일가의 전횡과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교촌치킨에 대한 시선은 더욱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의 성추행 문제로 타격을 받았고, 미스터피자 역시 갑질 후폭풍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논란으로 개별 가맹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함께 불매운동이 확산하면 실질적인 피해는 가맹점으로 돌아간다"면서 "무엇보다 이런 식의 오너 리스크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감시 시스템 등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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