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김용민 기자] |
매일유업의 유아동 의류·용품 자회사인 제로투세븐에 경고등이 켜졌다. 3년6개월째 적자가 이어지면서다. 올해말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내년까지 적자가 이어지면 상장폐지 될 가능성도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투세븐은 올 상반기 51억원의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냈다. 영업손실은 2014년 1억원, 2015년 4억원, 2016년 122억원 등 3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4사업연도에 각각 영업손실이 있을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올해 하반기 제로투세븐이 흑자전환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관리종목은 실적악화 등으로 앞으로 상장폐지 될 위험이 있는 상장사를 말하는 일종의 '상장폐지 경고등'이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 차입금 만기연장 거부와 상환 압박이 이뤄질 수 있다.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제로투세븐이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 3~4분기에 최소 영업이익 36억원 이상을 내야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출산 등으로 국내 유아동복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고, 해외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제로투세븐 중국 사업부 영업손실은 지난해 20억원에서 올 상반기 16억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변수도 생겼다. 그간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 분유 등을 쿠팡에 제공하는 유통 업무를 맡아왔는데 올해부터 이 거래가 중단됐다. 매일유업은 중간유통을 빼고 쿠팡에 직접 분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는 제로투세븐에 이어졌다. 올 상반기 제로투세븐 유통부분 매출은 3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5% 줄었고, 영업손실 9억원을 냈다.
문제는 2018년이다. 내년에도 제로투세븐이 영업손실을 내면 '5년 연속 영업손실' 룰에 걸려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영업손실 4년' 요건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장사가 최근 사업연도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지면 상장폐지 된다.
현재 매일유업은 제로투세븐 지분 34.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제로투세븐이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될 경우 매일유업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제로투세븐 지분은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이 5.78%, 김 회장의 장남 김오영 씨가 10.7%, 김 회장의 동생 김정민 제로투세븐 대표가 11.31%를 각각 갖고 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실적개선과 장기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며 "론칭 후 지속적으로 손실을 낸 브랜드 '섀르반'을 철수하고, 내년 상반기 '포래즈'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